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차남인 해리 왕자가 자서전을 통해 형인 윌리엄 왕세자로부터 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가디언이 10일 출간 예정인 해리 왕자의 회고록 '스페어(Spare)'에 일부 내용을 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자서전 제목인 '스페어'는 왕실 차남인 해리왕자를 뜻한다. 장남은 지위와 권력과 재산을 물려받지만, 차남은 장남에게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여분(스페어)'이라는 것이다.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이 폭행 사건은 2019년 해리 왕자가 당시 거주하던 런던 켄싱턴궁 내 노팅엄 코티지에서 윌리엄 왕세자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발생했다.
윌리엄이 해리의 아내인 메건 마클(41)에 대해 "까다롭다", "무례하다",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킨다"고 하자 해리는 형이 언론이 하는 얘기를 앵무새처럼 따라한다고 맞받아쳤다.
해리 왕자는 자서전에서 "형은 이성적이지 않았고, 결국 우리 둘은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게 됐다"고 회상했다. 또 "나는 '왜 형의 예비용이 돼야 하냐'며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형은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형은 마치 상속자인 양 행동했다"며 비난했다.
서로 모욕하는 발언이 오간 후 윌리엄 왕세자는 "널 도우려고 한 거다"라고 항변했고, 해리 왕자 "나를 도와주는 거라고?"라고 따지면서 윌리엄 왕세자는 격분했다고 한다.
이후 주방에서까지도 언쟁을 벌이던 중 윌리엄이 해리의 옷깃을 잡고 바닥에 쓰러뜨렸고, 그 자리에 있던 개밥그릇이 깨지면서 파편이 해리의 몸에 박혔다. 윌리엄은 해리에게 "어렸을 때처럼 네가 한 대 맞았으니 자신을 때리라"고 했으나 해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윌리엄은 집을 나가려다 돌아와 사과했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은 2020년 4월부터 왕가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공식 활동 의무는 수행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은 캐나다로 이주했다가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두 사람은 2021년 미국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이번 회고록을 포함한 책 4권을 2000만 달러(255억 원)에 출간하기로 계약했다. 해리 왕자의 대필 자서전은 10일 나올 예정이며, 이틀 전인 8일에는 영국 ITV와 미국 CBS에서 인터뷰가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