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꽃처럼 예쁘다 ‘화본역’

입력 2023-01-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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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화본역은 1938년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역이 위치한 화본마을은, 마을 동쪽의 조림산을 ‘산은 꽃의 뿌리와 같으므로 꽃의 근본이다’는 뜻의 산여화근고화본(山如花根故花本)이라고 명명한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꽃의 뿌리. 그 이름처럼 화본역은 누리꾼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일 만큼 예쁘고 정감 있는 곳이다.

2006년 화본역에도 간이역 시비가 세워졌다. 2005년 시작된 간이역 시비 건립 캠페인의 10번째 시비이다. 박해수 시인은 화본역을 ‘녹물 든 급수탑, 억새풀 고개 숙인 목덜미, 눈물 포갠 기다림, 설렘은 흰 겨울 눈꽃에 젖네’라고 노래했는데, 그만큼 화본역 하면 급수탑에 대한 이미지를 빼놓을 수 없다. 화본역 급수탑은 1930년대 말 지어진 것으로 높이가 25m, 지름이 4m에 달한다. 담쟁이넝쿨이 둘러싸고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데, 다른 지역의 급수탑과는 다르게 내부를 들어가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급수탑 내부에는 인부들이 남겨둔 것으로 추정되는 ‘석탄 절약’ ‘석탄 정돈’ 낙서들이 새겨져 있어 옛날 모습을 상상케 한다. 또한 객차를 개조해 만든 레일 카페가 운영 중이며 화본역 철도관사를 여행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재활용하고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과거 화본역은 시장이 없던 산성면 주민들이 신녕과 영찬시장을 오가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군위에서도 한참 더 들어간 산성면. 그리고 화본마을. 비록 외진 곳이라고 하지만 화본역이 위치한 화본마을의 볼거리는 다양하다.

2011년 코레일과 군위군에서 주관한 화본역 그린 스테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옛 화본역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인기 예능 ‘1박 2일’이 촬영된 적이 있으며 2018년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2020년 드라마 ‘화양연화’의 한 장면에 등장하면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역과 가까운 옛 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테마박물관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는 영화 속에만 남아있던 옛 책걸상과 풍금, 불량식품을 사먹던 구멍가게까지 그 시절 모습을 담고 있어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옛이야기가 흐르는 마을. 실제 화본마을은 이야기의 고장이다. 우리나라 옛날이야기의 보고,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완성한 고장이 바로 군위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화본마을 담장에는 이러한 지역의 역사성을 살려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또 어머니의 아버지, 그의 어머니의 아버지가 밤새워 들었을 옛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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