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조작 살펴보니…3건 중 2건은 횡령 은폐

입력 2023-0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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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금융감독원)

회계법인의 외부 감사 중 발견된 부정행위 3건 중 2건이 횡령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 외감 과정에서 감사인이 부정을 발견한 사례 22건을 분석한 결과 15건이 경영진 등의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회계부정이었다. 나머지 7건은 상장폐지 회피 등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부정이었다.

유형 중에는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이 상장사를 인수한 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횡령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대여금을 허위계상한 사례가 있었다. 또 주권상장 요건 충족을 위해 가공 매출을 계상하거나 재고 자산 이중장부를 사용해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한 사례도 발견됐다. 부정행위 주체자는 경영진 73%, 직원 27%였다.

이번 부정 사례 중 분석적 검토(재무 데이터와 비재무 데이터 간 개연적 관계 분석해 재무정보를 평가)로 발견된 게 15건이었으며, 제보 3건, 자체조사 1건, 기타(세무조사 과정, 채권채무조회, 계류소송검토)가 3건이었다.

22건 중 15건은 감사 절차의 한계로 포렌식 등 외부 조사를 추가 실시했다. 매출과 매출채권은 가공 매출, 건설사 공사 진행률 조작 등을 파악하기 위해 거래 명세서를 검토하고 결산 이후 매출취소거래도 검사했다. 부정 관련 계정 과목은 △매출, 매출채권(7건) △대여금 투자 주식(6건) △재고 자산(3건) △매입, 매입채무(2건) △유형자산(2건) △기타(2건) 등이었다.

감사 의견은 재작성을 포함해 적정 8건이었으며 의견 거절 등 비적정 14건이었다. 대여금과 투자 주식의 경우 대부분 경영진의 비정상적 자금 거래로 감사 절차 한계로 인한 의견 거절 등의 감사 의견이 표명됐다.

금감원은 외부감사 시 무자본 M&A 추정 기업의 경우 비정상적 자금 거래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무자본 M&A 추정 기업의 주요 특징은 △불분명한 최대 주주의 실체(조합 등) △기존 업종과 관련 없는 신규 사업 진출 △사모 CB 등의 빈번한 발행 △자금 조달 후 대여금, 선급금, 비상장주식 등 대폭 증가 등이다.

또 시장 조치대상 재무 기준에 해당하는 회사를 감사할 때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상장회사의 시장 조치대상 중 주요 재무 기준은 △매출액 미달(유가증권 50억 원, 코스닥 30억 원) △최근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코스닥)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비용 차감 전 사업손실(코스닥) △최근 사업연도 자본금 50% 이상 자본잠식 등이다.

금감원은 일시 사용 자산 계정이 장기간 계상된 경우 실재성을 의심하고, 특수관계자와의 자금 거래가 빈번할 때 부정 위험 여부를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회사가 속한 산업의 특성을 분석해 부정위험요소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인은 회사가 회계 부정의 여지가 있으면 감사(또는 감사위원회)에게 통보해야 한다.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의 조사도 해야 한다. 감사인 또는 감사는 이사의 직무수행 관련 부정행위, 중대한 법령 위반을 발견할 경우 주주총회 및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은 “회계법인의 디지털 감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회계법인 자체적으로 감사 업무 매뉴얼을 개발하고 최근 부정행위 유형 등을 중심으로 내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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