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꺾이지 않는 마음보다 중요한 것

입력 2022-12-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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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한해였다. ‘00하면 그만이야~’, ‘개같이 멸망’, ‘누가 칼들고 협박함?(누칼협)’, ‘알빠노’, ‘개인의 책임’, ‘그래서 이제 뭐함’ 등 온갖 부정적인 밈들이 유행을 탔으나 연말 들어 등장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라는 감동적인 명언이 올해를 관통하는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롤 프로팀 DRX의 기적과도 같은 세계대회 우승과 프로야구팀 SSG 랜더스 김강민의 최고령 한국시리즈 MVP,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극적인 16강 진출과 언더독의 반란, 리오넬 메시의 월드컵 우승 결자해지까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암울한 소식이 가득했던 올해 중꺾마가 들어맞는 사건들은 우리사회 언더독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그러나 꺾이지 않는 마음 이전에 갖춰야할 것이 있다. 바로 꾸준함이다. 실전에서의 꺾이지 않는 마음만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 꾸준히 쌓은 기량과 경험이라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

DRX는 지난해 최하위 팀이었다. 올해 성적도 변변찮았지만, 롤드컵 선발전에서부터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 갔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 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 역시 대회 직전까지도 전술과 선수 기용 등에서 숱한 비판을 받아왔지만, 4년간 대표팀 합을 맞춘 결과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김강민과 메시는 말할 것도 없다.

증시에 적용해볼 때 내년은 이 꾸준함을 시험할 수 있는 시기로 보인다. 경기 침체로 하락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저점이 어느 시점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꾸준히 매수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적립식 매수를 통해 손실 폭을 제한하면서 하락장에서 양호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SK증권은 올해 매월 초마다 ETF 적립식 매수를 시행했을 경우 기준 지수를 웃도는 수익률을 내거나 손실폭을 크게 줄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하락 또는 박스권 장세에서도 적립식 매수 기법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점을 찾기보다 소량이라도 꾸준히 사들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꾸준함을 바탕으로 내년 증시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 키워드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물론 무작정 꾸준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옳은 방향으로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 잘못된 방향이라면 끊어내는 결단도 필요하겠다. 내년도 꺾이지 않는 마음과 함께 희망찬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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