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에 부딪친 이라크 석유개발, 향후 방향은?

입력 2009-04-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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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석유공사 외 기업 참여 가능할 듯"

이라크 남부 석유개발사업이 다시 난관에 부딪치면서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업참여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이라크 정상회담 결과 이라크 남부 바스라유전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중앙정부가 2차 국제사전자격심사에 한국석유공사와 SK에너지를 탈락시켰지만 분명한 입장 제시를 하지 않고 있다.

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라크 중앙정부는 쿠르드 유전계약을 이유로 한국 기업을 국제입찰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을 밝힌 뒤 이라크를 찾은 우리 정부 대표단에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우리 정부 대표단은 양국 정상이 체결한 MOU에 이라크 복구사업을 위한 대가로 우리 측에 유전 사업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들어 있음을 강조했으나 이라크 측은 경제협력사업의 반대급부로 반드시 유전을 제공한다는 방침조차 우리 측에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기업 입찰 불가방침을 고수해온 알-샤흐리스타니 석유상은 "유전 분양방식에 국제입찰 외에 지명된 기업들만 참가하는 제한적 경쟁방식으로 분양되는 유전도 있다"며 이후 있을 3차 입찰자격심사(PQ)에서 석유공사의 참여 및 통과 가능성 문제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전해왔다.

한국과 이라크 측은 다만 이라크가 발전소나 석유관련 설비 등 자국이 필요로 하는 사업들의 목록을 2주 내에 작성하면 협력방안을 논의한다는 데는 합의했으나 정작 우리 측이 강조했던 유전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의 이라크 남부 유전사업 참여를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한국가스공사가 1차 PQ를 통과해 자격을 얻어 놓은 상태여서 한국기업 전체에 대한 입찰거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 쿠르드 유전개발 사업을 직접 이끌고 있는 석유공사와 달리 SK에너지 등 컨소시엄 참여기업에 대한 이라크 남부사업 입찰 불가방침 기준도 다른 것으로 지경부측은 보고 있다. 즉, 석유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

지경부 당국자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 유전은 총 20억 배럴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라며 "SK에너지의 경우 쿠르드지역의 유전개발 사업 참여보다는 대규모 사업의 개발과 운영 경험 부족으로 이라크 내부 조건에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라크 측이 요청해 올 경제개발사업과 연계해 적정한 규모의 유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석유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원개발 참여기업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이라크 중앙정부의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추후 추진되는 상황을 보면서 신중히 사업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월24일 이라크 석유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남부 바스라 지역 유전 개발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연계하는 35억50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에 양측 정상이 합의하고 MOU에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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