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용산일대까지 침투… 대통령실 찍고 갔을수도

입력 2022-12-2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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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까지 내려왔지만 레이더에 탐지·소실 반복
군용기 20대 출동… 공중전력만으로 대응 한계 노출
윤 “군 대비태세·훈련 부족…드론부대 조기창설 지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해 경기 파주·김포 일대와 서울 상공까지 침투한 가운데, 최고 수준의 방공망을 유지해야 할 서울 한복판마저 뚫린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무인기 일부가 서울 북부 상공보다 더 남쪽으로 침투해 용산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무인기 대응 절차를 제대로 지켜 정상적으로 작전을 수행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무인기 탐지·포착 능력뿐만 아니라 격추 역량도 조속히 신장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연합뉴스와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가운데 가장 먼저 포착된 1대는 곧장 서울로 진입했고, 다시 북한으로 복귀하기까지 약 3시간을 남측에서 비행했다.

군은 “이 무인기가 김포~파주 구간 한강 중립 수역으로 진입, 남동쪽으로 직행해 서울로 진입하고 서울 북부를 거쳐 빠져나갔다”고 밝혔지만 ‘서울 북부’의 범위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는 무인기가 레이더상에서 계속 추적되지 않고 탐지와 소실이 반복됐으며, 소실 구간에서 어떻게 이동했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해당 기체가 은평구 방향으로 진입한 것은 물론 용산 근처를 비행하며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하고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가 대낮에 대통령실 일대 상공까지 넘어온 정황이 포착되면서 군의 대공 방어망 허점 또한 완벽하게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가 2019년 도입 배치한 드론 테러 방어용 레이더 ‘SSR’이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군은 북한 무인기 침범에 공중 전력을 투입하고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해 대응했다. F-15K와 KF-16 등 전투기는 물론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등 공격헬기까지 군용기 약 20대가 동원됐다. 하지만 공중전력 위주로 격추를 시도한 점 역시 무인기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기본적으로 북한 무인기 작전은 지상의 국지방공레이더와 이 레이더의 정보를 받는 벌컨포 운용 대공 방어부대에서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군은 육군·해병대의 대공 방어부대가 무인기 작전에 참여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제57회 정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 무인기들이 전날 우리 측 영공을 침투한 것과 관련해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주고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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