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년 초 문재인 만남 추진…'친문 방어막' 구축될까

입력 2022-12-2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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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문심(文心)' 끌어안기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망이 점점 조여오면서 당내 구심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내년 초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첫째 주로 예정된 부산ㆍ울산ㆍ경남 '민생 경청투어' 중에 양산 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만난다는 계획이다. 봉하마을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는 것은 약 4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취임 둘째 날인 8월 29일 최고위원들과 함께 양산 사저를 방문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친문(친문재인)계'에 손을 내밀어 통합의 정치를 구현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후 '검찰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친문계와의 접점을 찾는 모습을 이어왔다. 특히 검찰이 이 대표뿐만 아니라 문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까지 동시에 확대하면서 '정치보복'에 맞서 야당이 결집할 수 있는 명분이 형성됐다.

이 대표가 최근 최고위원 회의에서 "검찰이 서해 피격 사건이나 월성 원전 등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를 '전방위적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이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신임 원장에 대표적인 친문계인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노무현ㆍ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정책통이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 대표의 경쟁 상대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주요 당직이나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계 인사들을 배치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이 대표가 친명을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를 포섭하는 데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비명계 일부에서는 이미 '이재명 자진 사퇴 및 비대위 구성' 시나리오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지도부가 박지원 전 국정원장 복당을 허용한 것도 '포스트 이재명'을 염두에 둔 조처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5선의 이상민 의원은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금 당대표직을 수행하는 게 이 대표를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별로 지혜롭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범 친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이 대표와 관련해 그렇다 할 트리거가 나온 건 없다"면서도 "그게 나올 때까지는 '대표 지키기'에 주력하는 게 맞다"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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