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방미, 007 방불케 한 일급비밀…美 조종사도 몰랐던 '철통 보안'

입력 2022-12-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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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회담을 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철통 보안 속에서 미국 방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깜짝 방미가 극도의 철통 보안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군용기 조종사들 조차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지난 20일 인접국인 폴란드 남동부 제슈프에 도착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을 보고서야 자신들의 임무를 알아챘다는 후문이다.

또한 감청을 우려해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 대사를 비롯한 키이우 현지 실무자들 역시 통신을 이용하지 않고 대면 접촉을 통해 대부분의 논의를 진행했다.

미국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비롯해 의회 주요인사에게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미 사실은 불과 사흘 전에야 공유됐다. 이에 21일 백악관 정상회담에 이어 미 의회 합동 연설을 한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한 일부 의원들은 성탄절 휴가를 떠났다가 급히 워싱턴DC로 복귀하기도 했다.

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가 일급비밀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매일같이 목숨을 위협받는 전시 지도자가 갖는 특유의 위험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받았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2조원이 넘는 군사지원도 받게 됐다.

22일 동유럽을 거쳐 귀국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정말로 도움이 될 좋은 결과를 거뒀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현재까지도 대치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양국 정상은 대면접촉을 원해왔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후 첫 외국 방문으로 미국을 찾겠다고 의향을 밝혀왔으나, 안보 상황 등으로 최근까지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달 11일 정상 간 통화를 통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백악관은 지난 14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공식 초청을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이를 수락, 18일 방미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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