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청소‧경비 노동자 10명 중 4명 "부당한 일 참는다"

입력 2022-12-22 10:56수정 2022-12-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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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 6~10월 건물관리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일하기 가장 힘든 점‧선호 정책 1순위 '저임금 문제' 꼽아

▲21일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여의도 업무지구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발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제공=영등포구)

여의도 청소‧경비 노동자 10명 중 4명은 부당한 경험을 해도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저임금을 꼽았다.

서울 영등포구는 여의도 업무지구 내 청소, 경비, 시설관리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서울 3대 도심(강남·종로·여의도)의 청소, 경비, 시설관리 등 건물관리업 종사자 노동환경에 대한 첫 조사다.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원들이 여의도 업무지구를 180여 차례 방문해 대면 조사를 진행했으며, 건물관리 노동자 514명에 대해 설문조사 및 심층 면접조사를 완료했다.

청소노동자는 해당 직종에서 일한 기간은 평균 8년 8개월이고 평균 연령은 64.3세이다. 경비직은 해당 직종에서 평균 6년 10개월 근무했으며 평균 연령은 62.1세이다. 시설직은 근속 기간 11년 7개월, 평균 연령 54.6세로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40시간 기준 월평균 임금은 청소 직종은 총액 기준 187만3000원, 경비직종은 219만9490원, 시설직종은 263만4600원가량이다.

고용불안에 대한 설문에서는 '계약기간 종료로 인한 해고' 응답이 24건, '용역업체 변경으로 인한 해고'가 10건 등 '없음'이 대다수로 나왔다. 하지만 면접 조사에서는 열악한 조건이나 부당지시 등에도 항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고용불안을 꼽기도 했다.

청소 직종의 경우 하루 약 9시간을 사업장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출근 전 업무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작업능률 때문에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1시간씩 일찍 출근하는 관행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게시간은 평균 2.3시간이며 건물 대부분 별도의 휴게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냉난방, 환기, 온수시설 등을 사용하기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15.2%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에 대해서는 1순위로 저임금 문제(37.4%)를 꼽았다. 다음으로 낮은 사회적 평가(15.7%)가 힘들다는 응답이 높았다.

사업장에서 겪는 부당한 경험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는 참고 지낸다는 응답(39.8%)이 가장 많았다. 개인적 항의(35.8%), 관련 기관 문의 및 진정(11.4%), 회사 사직(9.8%)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대해서는 저임금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 정책(50.1%)과 고용승계 의무화(24.2%)를 가장 선호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지역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과 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각종 지원 사업의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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