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공정경쟁 저해…독점 우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회원 수 2위 협회인 새대한공인중개사협회와 통합 협약식을 맺고 단일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법정 단체 승격을 위한 선결 요건이었던 협회 간 통합이 가시화되면서 개정안 통과에 대한 중계업계의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공협과 새대한은 이날 서울 관악구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협회 단일화 선포식’을 갖고 두 협회의 단일화를 공식화했다. 선포식에는 이종혁 한공협 회장, 민경호 새대한 회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종혁 한공협 회장은 “하나의 협회가 되어 반드시 ‘법정 단체’를 이뤄내고 부동산시장의 안정화와 공인중개사 위상 제고를 기대한다”며 “양 협회 측 협상단과 민경호 회장을 비롯한 새대한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새대한은 앞서 한공협과 논의했던 협회 정리를 위한 청산 자금 25억 원 지급 등이 이뤄지면 청산 계획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고 해산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두 협회는 연내 통합 절차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세부 일정과 비용 등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한공협에 따르면 전체 개업공인중개사는 11만9000여 명이다. 이 중 한공협 소속은 11만4000명, 새대한 소속은 5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이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서다. 앞서 10월 김 의원과 여·야의원 24명은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무등록·불법 중개행위자 등에 대한 지도·관리 업무의 협회 위탁을 골자로 하는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두 협회 관계자는 “자격사 단체로서 ‘투명한 중개시장 형성’과 ‘국민 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는 법정 단체법안 추진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여 단일화에 이르렀다”며 “이번 두 협회의 단일화와 협회의 법정 단체화 입법 추진을 통해 무등록·불법 중개행위 척결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내놓은 법안에 따르면 회원을 지도·감독할 수 있도록 하고, 협회 내 윤리규정을 만들도록 했다. 또 협회는 거래 질서 교란 행위 단속권도 가진다. 회원이 법을 위반하면 협회가 시·도지사와 등록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불법·무등록 중개행위를 막는 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다만 이번 법안 추진을 놓고 직방·다방 등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성된 프롭테크(Property+Technology) 업계는 협회가 회원에 대한 조사 권한 등을 이용해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제2의 타다’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한 프롭테크 업체 관계자는 “단일 법정 단체 지정은 공정경쟁 기반을 저해하고, 중개사협회의 밀집화와 중앙화 등 독점이 심화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혁신 기반 스타트업과 기업 종사자들에 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