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73개 중 71개 가격 상승…우윳값 인상에 '밀크플레이션' 우려

입력 2022-12-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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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우유, 6.6%~9.6%씩 인상…"원유 가격 인상으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 지속"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우유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가공식품 품목 73개 중 71개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가 재료인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통계청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13.71(2020=100)로 1년 전보다 9.4%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5월(10.2%)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전월(9.5%)보다는 0.1%포인트(p)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가공식품 총 73개 품목 중 젓갈(-0.2%)과 유산균(-3.5%) 등을 제외한 71개 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물류비와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최근 고환율에 따른 수입가격 상승 등으로 업계가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다.

품목 중에서는 식용유가 1년 전보다 43.3%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식용유 가격은 2021년 10월 13.3% 상승한 이후 14개월 연속으로 10%가 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식용윳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식용유의 원재료인 대두, 대두유 등의 수입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업계에서 가격을 인상해서다.

밀가루 가격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안해진 공급에 최근 수입 가격도 상승하면서 1년 전보다 36.1% 상승했다. 부침가루(28.5%)와 시리얼(29.1%), 국수(28.1%), 라면(12.6%) 등도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최근 업계 인상분이 반영돼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최근 우유 원유 가격 인상의 여파로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된 상황이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10월 16일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ℓ)당 49원씩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지난달 17일부터 흰우유 가격을 약 6.6%~9.6% 인상했다. 서울우유는 ℓ당 180원 올린 2890원, 매일유업은 900㎖를 250원 올려 2860원, 남양유업은 230원 올려 2880원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유를 재료로 하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11월 기준 우유가 사용되는 치즈 가격은 1년 전보다 35.9% 급등했고, 빵(15.8%), 파이(11.8%), 아이스크림(8.3%) 등의 가격 상승 폭도 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일 소비자물가 동향 관련 브리핑에서 "원유 가격 인상으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이미 가격 인상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밀크플레이션의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올해 이미 커피, 빵류의 가격 인상이 있었던 점과 빵 등 제조 원가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우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제빵 전문점의 가격 인상 동향을 파악했을 때도 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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