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 잡은 가나의 물귀신 작전…“수아레즈 복수 성공”

입력 2022-12-0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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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의 최종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는 루이스 수아레즈 (AP/연합뉴스)

16강 진출에 실패한 가나가 미소 짓고 있다. 이유가 뭘까.

가나는 3일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우루과이에 0-2로 패배했다.

H조 최하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가나 대표팀과 응원단은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가나 응원단은 ‘코리아’를 연호하거나 우루과이 선수들을 향해 ‘집으로 돌아가라’며 야유를 퍼부었다.

가나 대표팀은 승리하거나 비겨야지만 16강 티켓을 얻을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막판까지 0대2로 밀리며, 반격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다.

그때 가나는 ‘물귀신 작전’을 썼다. 후반 추가 시간에 오히려 이기고 있는 팀과 같이 골킥에서 시간을 끌거나 선수를 교체하는 등 경기를 지체시켰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1골이 더 필요했던 우루과이는 막판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가나의 시간 지체에 결국 추가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삼켰다.

가나가 시간을 끈 이유는 12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악연 때문이다.

당시 8강에서 맞붙었던 가나와 우루과이는 1-1로 연장까지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헤딩이 골로 이어질 위기에 처하자 루이스 수아레즈가 골대 앞에서 손으로 공을 쳐 내면서 이를 막았다.

수아레즈는 그대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고, 페널티킥이 주어졌으나 아사모아 기안이 이를 실축하면서 그대로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 끝에 가나는 우루과이에 패하며 아프리카 최초 월드컵 4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12년이 지난 2022년 ,가나는 우루과이와 한 조로 편성되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도 “우루과이에 대한 복수를 12년 동안 기다려왔다”며 “이번에는 수아레즈의 손이 가나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아레즈는 경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가나 팬들이나 선수들이 나를 향해 복수심을 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가나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이 내 잘못인가? 내가 가나 선수에게 다치게 한 것이었다면 사과했을 것”이라고 말해 가나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날 경기 이후 가나 대표팀 수비수 다니엘 아마티는 “경기 중 우루과이가 1골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료들에게 ‘우리가 16강에 갈 수 없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반전 교체로 물러난 수아레즈는 벤치에서 한국이 포르투갈에 역전 골을 터트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 눈물을 보였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이번 대회가 수아레즈에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며 “가나 국민은 수아레즈의 마지막이 불행으로 끝난 것을 기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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