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의 광화문광장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 승인 여부를 두고 종로구가 안전관리 대책이 미흡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구 안전 계획 심의를 통과하고 서울시의 승인이 진행돼야 하기에 거리응원 여부는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종로구는 붉은악마 응원단이 18일 구에 제출한 거리응원 안전계획서를 재심의하기로 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순간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 행사가 1개 구에서 열리면 관할 구청장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번 거리 응원은 종로구에만 한정돼 종로구가 심의를 맡았다. 종로구는 화재 예방과 인명피해 방지조치, 안전 관리인력 확보와 배치, 비상시 대응 요령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뒤 심의 결과를 시로 통보하게 된다. 하지만 구는 이날 첫 심의에서 붉은악마의 안전관리 계획상 인력이 부족해 충원이 필요하고, 비상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등 미흡한 점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구 관계자는 “(계획서상) 안전관리 인원이 150명 정도인데 300여 명까지는 확보돼야 할 것 같다"며 "보완해오는 대로 곧바로 재심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서울시 광화문광장 자문단 심의도 불투명해졌다. 시는 해당 심의로 붉은악마의 광화문광장 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시 관계자는 “구 안전 계획 심의를 통과해야만 자문단 심의를 열 수 있다는 규정은 없지만, 이번에는 안전관리 심의를 통과했을 때 자문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었다”며 “현재 구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를 열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붉은악마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안전관리계획을 보완해 다시 심의를 받고, 대표팀의 첫 경기가 예정된 24일부터 거리 응원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중근 붉은악마 의장은 “내일 중으로 보완된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붉은악마는 17일 서울시에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용 신청 기간은 11월 23일부터 12월 3일까지다. 붉은 악마는 사용 허가가 나면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예정된 이달 24일과 28일, 다음 달 2일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붉은악마 측이 예상한 참여 인원은 24일과 28일 각각 8000명, 12월 2일 1만 명 정도다. 이 의장은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는 (광화문과 서울광장에) 경찰 추산 5만5000여 명이 몰렸었다”며 “이번 월드컵은 겨울에 열리다 보니 거리로 나오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 관계자는 “군중 밀집으로 인한 참사를 겪은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계획”이라며 “안전관리 계획을 꼼꼼히 살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