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조 매수하자, 코스피 숨 고르기…2400p 안착

입력 2022-11-2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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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444.48에 장을 마쳤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달 들어 코스피가 100포인트(p) 넘게 상승했는데, 그 뒤에 외국인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과 기관은 모두 매수보다 매도를 더 많이 했지만 외국인 홀로 3조 원 넘게 순매수(매수-매도)하면서다. 시진핑 3기가 시작되면서 중국에서 이탈한 자금이 우리 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코스피는 월초보다 109.26포인트(4.67%) 상승한 2444.48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1669억 원, 3조1181억 원 순매도했으나, 외국인 홀로 3억1686억 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3조2370억 원 순매수한 데 이어 우리 주식을 찾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에서는 의외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은 “통상적으로 중국 리스크가 확산 시 국내 주식을 늘 순매도했던 외국인의 패턴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라며 “반도체 등 IT 업황 부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대만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다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차이나 런’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에 줄 수 있는 수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가장 사랑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LG엔솔만 5681억 원 순매수했다. LG엔솔은 차이나 엑소더스(탈출)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배터리 산업 내에서 LG엔솔은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을 대체할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면서다.

또 공급망 재편 관점에서도 LG엔솔은 수혜주로 여겨진다. 금리 인상기에 주요 국가의 전기차 관련 정책을 이행할 수 있는 재무적 여건이 확보된 업체는 극소수인데, LG엔솔은 올해 초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의 연초 IPO는) 2022년 미국 내 조인트벤처(JV) 추가 발표가 유일하게 가능했던 이유”라며 “2023년에도 추가 JV 발표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LG엔솔 외에서 삼성전자(4193억 원), 삼성SDI(1769억 원), 삼성전기(1743억 원), SK하이닉스(1438억 원)를 순매수했다.

반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네이버(-2660억 원)이었다. 올해 네이버는 북미 최대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16억 달러(약 2조3400억 원)에 끌어안으면서 네이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의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25만 원→21만 원)과 유안타증권(45만 원→29만 원)이 큰 폭으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9년 2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OPM)은 현재 16%까지 하락했다”며 “오는 3, 4분기 포시마크 실적을 통한 증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성장주 멀티플 하락과 일본 ‘Z 홀딩스’ 주가 하락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홀딩스(-2207억 원), 기아(-2097억 원), 카카오(-1302억 원), 고려아연(-1075억 원), 에스오일(-968억 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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