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줌인] 사상 최대 코스닥기업 퇴출...'후폭풍' 우려-②

입력 2009-04-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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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폐지로 수천억 증발...퇴출사 주주ㆍ채권자, 소송 잇따를 듯

현재까지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된 13개사 시가총액은 총 604억원. 게다가 앞으로 상장폐지 상장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시가총액에 채권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에 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개인투자들과 채권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주주들과 채권자들의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13개사 10일까지 정리매매

퇴출이 확정된 코스닥 시장의 13개사는 10일까지 정리매매를 실시한다. 정리매매제도는 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조금이나마 회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정리매매 기간 동안 투자자들은 최소 50%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투자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재무제표 등을 꼼꼼히 살펴 훗날 기업의 회생을 기대하거나 정리매매가 시작된 이후 2~3거래일에 주식을 매도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권했다.

상장이 폐지된 이후에도 나름대로 수익모델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들의 경우 장외거래 시장인 프리보드에 상장할 수 있다. 투자자들도 이곳에서 보유주식으로 매매가 가능하다.

동양종금증권 이상윤 애널리스트는 "정리매매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거래정지 전 주식가격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리매매기간 중 첫 거래일 보다는 2, 3거래일에 주식을 파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리매매 첫 거래일에는 매우 낮은 가격에서 호가가 형성되기 때문에 큰 손실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리매매 기간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가격형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투매가 나오는 첫거래일 주식을 팔기보다는 이후에 매도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투자분석부 애널리스트는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잘 팔고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는 회사에 투자한 돈을 회수해야 할 상황이라면 가격제한폭이 없는 점을 이용해 투자자들끼리 '머니게임'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과감히 미련을 버리고 매도하는 게 바람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리경영진 상대 소송 뿐...소송 잇따를 듯

코스닥 퇴출 상장사 주주와 채권자는 비리경영진이나 내부자 정보로 사전에 대량 매도한 상대방에게 소송 이외에는 대응 방법이 없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소송에서 승소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주주도 투자에 대한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주가 하락에 대한 상대방 귀책사유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염려 종목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도 별다른 구제책이 없는 상황이다. 해당 회사는 2일 미디어코프가 그랬듯 한국거래소를 대상으로 상장폐지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한국거래소 담당자는 "코스닥 상장사는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기 전까지 그대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지만 유가증권 상장사 중에는 가처분신청 이후 상장폐지 절차를 중지해 1년 넘게 끌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휴대전화용 LCD부품 제조업체 하이럭스는 전 대표이사와 투자펀드, 재무컨설턴트 등 총 10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1일 공시했다. 자기자본 37%가 넘는 액수다.

한국거래소는 즉각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한 트라이콤은 상장폐지실질심사를 앞두고 있고, 유니테스트도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곽성신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장은 "횡령배임이든 상장폐지 모면이든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는 심사에 들어오는 관문일 뿐 들어오고 나면 똑같은 잣대로 평가받게 된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이 상장사로서 계속적으로 영업을 할 만한 기업인지 여부가 그 기준이다. 곽 본부장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고 모두 퇴출되는 건 물론 아니지만 조건이 안 되는 기업은 실효성 있게 퇴출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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