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적 자금 유입에 전제 조건 불가피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1분기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귀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절대적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낮은 비중의 재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외국인의 평균보유 비중은 36%로 현 수준과는 대략 8%p포인트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과거 평균치에는 못 미치더라도 30%대 초반까지의 회복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간 비교시에도 한국증시의 외국인 비중은 낮은 편이다. 지난 1월 메릴린치 보고서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증시가 MSCI 벤치마킹 인덱스 대비 3%p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 인도, 브라질, 대만 등 19개 이머징마켓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FTSE 선진국 지수편입에 따른 외국인 매수 가능성도 외국인투자자 귀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국내증시는 오는 9월 이전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는데 선진국지수 내 편입비중은 1.64%로 25개국 중 12번째 수준이다.
이선엽 연구원은 "선진국시장에 투자하는 자금규모가 이머징마켓 투자자금의 15배가 넘고, 상대적으로 투자기간도 길고 안정적이어서 자금의 질적인 면에서는 우위의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산유국 국부펀드 자금의 재유입 가능성, 글로벌 디레버리지 마무리, 원화가치 급락에 따른 매력 등이 외국인 매수세 유입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경기 회복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외 경기지표가 일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바닥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고, 유동성 장세에 대한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시간상의 문제는 있을지라도 2009년 외국인이 돌아올 가능성은 점차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외국인 매수가 기조적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정책재료에 따라 일정기간 매수했다가 이익실현을 반복하는 게릴라식 접근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