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탐구생활] ‘야구광’ 정용진, 구단주에서 우승까지 ‘연타석 홈런’

입력 2022-11-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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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키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SSG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1.8 (연합뉴스)

‘덕업일치’.

대한민국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많이 벌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그 일을 잘 하기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는커녕, 잘하는 게 무엇인지 탐색할 여유 없는 직장인들은 하루하루 성실히 1인분 몫을 해가며 살아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덕업일치 최전선에 섰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유명 축구단을 여러 개 사들인 아랍 왕자 만수르처럼, 정 부회장은 지난 2020년 SSG랜더스(구 SK와이번스)를 손에 거머쥐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소위 대한민국 ‘재벌’이기에 가능한 자본력이 그만의 무기가 아니었다.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탄탄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이마트, SSG닷컴 등과 스포츠 마케팅을 연계하며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했다.

‘사랑은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달콤한 속삭임, 따뜻한 매너, 아니다. 야구에 진심인 정 부회장의 덕업일치에서 보듯 사랑은 돈으로 증명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의 ‘야구 투자 포트폴리오’가 이를 방증한다. 1350억 원의 거금을 지불하며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정 구단주는 선수단과 야구장을 방치하지 않고 대대적으로 혁신했다. 올해 초 5억 원을 투자해 2군 훈련 시설인 SSG퓨처스필드 실내연습장을 개선했다. 이후 3월에는 SSG랜더스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홈구장 인천SSG랜더스필드에 무려 40억 원을 투자해 클럽하우스와 홈, 원정 더그아웃 및 부대시설의 리모델링을 마쳤다.

인적 투자에도 거침 없었다. 김광현(4년 151억 원), 박종훈(5년 65억 원), 문승원(5년 55억 원), 한유섬(5년 60억 원) 등 주축 선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해 전력 안정화에 힘을 줬다. 구단주의 의지와 열정이 팀을 향한 지원으로 이어졌다. 랜더스 팬들이 정 부회장의 짧은 글로 ‘SSG 왕좌’를 꿈꾸게 된 이유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눈밑에 종이 꽃을 붙이고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에 대한 사랑을 본업에도 연결지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야구단도 홍보하는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이 흥행에 성공했다. 이마트와 SSG닷컴이 실시한 창단 기념 대규모 할인행사 ‘랜더스 데이’, 스타벅스와 SSG랜더스가 협업으로 선보인 유니폼 ‘랜더스벅’가 대표적이다. 특히 ‘노브랜드버거’를 앞세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부터 랜더스필드의 노브랜드 버거 광고와 TV 및 모바일 중계를 비롯해 구독자 10만 명의 야구단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으로 인지도를 넓혀왔다. SSG랜더스 성적과 노브랜드 매출이 동반상승했다.

결과는 통합 우승이다. 정 부회장은 구단주로서 ‘덕업일치’를 완수했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해 2021년 재창단한 SSG랜더스는 간판 교체 2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진심이고, 우승하려고 야구단을 샀다”는 정 부회장의 포부가 실현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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