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우윳값에 멸균 우유 수입도 ‘껑충’ 뛰었다

입력 2022-11-13 12:00수정 2022-11-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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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올해도 흰 우유 가격 인상…멸균 우유, 유통기간 길고 상온 보관 장점

고물가에 수입 멸균 우유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 확정에 리터(L)당 3000원 수준까지 국산 냉장 우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수입 멸균 우유 수입량도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13일 본지가 관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멸균 우유 수입량은 2만4263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만6850톤)보다 44%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1204만9000달러에서 1779만6000달러로 47.7% 상승했다. 2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각각 2.9배, 3.1배 치솟은 수치다.

수입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폴란드로 올해 국내 수입 멸균 우유 가운데 비중은 70%에 달했다.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도 각각 10% 씩을 차지했고, 호주(8%), 오스트리아(1%), 프랑스(1%)가 뒤를 잇는다. 폴란드산 멸균 우유 수입량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만7868톤으로 직전년 같은 기간(1만991톤)보다는 62.6% 올랐고, 2년 전(3770톤)과 비교하면 증감율은 374%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멸균 우유 수입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 최근 급격히 오른 국산 냉장 우윳값이 꼽힌다. 유업체들은 원부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환율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해부터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작년 9월 서울우유가 우유 가격을 5.4% 올렸고, 남양유업도 흰 우유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이어 매일유업도 8년만에 ‘매일우유’와 ‘소화가잘되는우유’ 등의 평균 가격을 4~5%씩 올렸다. 연말에는 hy(옛 한국야쿠르트)가 흰 우유 가격을 6.1% 올리며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도 또 한 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 3일 낙농진흥회가 원유 기본 가격을 리터 당 49원씩 올리기로 하면서 서울우유는 이달 17일부터 우윳값을 평균 6% 올린다. 흰 우유 1000㎖는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로 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흰 우유 출고가를 각각 8%씩 올린다.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 GT 900㎖’는 2800원대 후반으로, ‘매일 흰우유 900㎖’는 기존 판매가 2610원에서 200원가량 더 오를 예정이다.

▲지난 3일 낙농진흥회는 우유 원유 기본가격을 L(리터)당 999원으로 올려 연말까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반면 수입 멸균 우유는 국산 냉장 우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수입량이 가장 많은 폴란드산 멸균 우유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믈레코비타(MLEKOVITA) UHT멸균우유’(1L)는 온라인몰에서 1L당 1300원 수준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국산 우유 가격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멸균 우유는 통상 10일 정도인 냉장 우유에 비해 유통기한이 1년으로 길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유업계는 최근 우윳값 오름세에 수입 멸균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 한 우유 회사 관계자는 “우윳값이 최근 급격히 오르다 보니 가격에 부담을 느낀 카페 위주로 멸균 우유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라며 “싼 가격에 유통기한이 길고, 상온 보관도 가능해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냉장 우유를 멸균 우유로 대체는 동네 카페와 빵집이 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예전에는 국산 냉장 우유만 썼지만, 최근에는 라떼 주문 고객에게 멸균 우유를 쓸지, 냉장 우유를 쓸지 물어본다”면서 “맛이 더 고소하다고 멸균 우유를 선호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최근 “라떼용 우유를 수입산 멸균 우유로 쓰려는데 원산지 표시 어떻게 하나요?”, “멸균 우유랑 일반 우유랑 맛 차이가 많이 날까요?” 등의 문의 글이 잦아졌다. 또한 “손님은 점점 줄어드는데 우윳값 오르면 더 힘들어질 것 같네요”, “빵집 사장님은 웁니다”, “카페 점주들 뭐 먹고 살라고” 등의 국산 우윳값 인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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