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연속 적자에 계열사 수천억 원 지원…업황 부진까지 '첩첩산중'

입력 2022-11-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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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분기 연속 영업손실에도 자회사에 수천억 원의 현금을 대여한 롯데케미칼을의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239억 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6829억 원을 기록해 27.9% 늘었으나 당기순손실 311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원인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과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영향)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이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심화했다는 점도 악재였다. 신규설비 가동으로 매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재무구조는 악화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 9월 말 기준 차입금은 5조6244억 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58.52% 급증했다.

롯데케미칼 차입금이 5조 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인 53%를 기록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2조3500억 원 규모다. 이 중 1년 내 상환 금액은 1900억 원, 2년 내 상환금액은 4800억 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8월 59회차 무보증사채 5000억 원을 발행하는 등 선제적인 현금 확보에 나섰다. 실질적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과 비슷한 4조4000억 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현금 흐름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업황 부진에도 자회사인 롯데건설 지원을 위해 58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5000억 원을 대여했으며 약 8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8월 회사채를 통해 4%대 금리로 조달한 5000억 원을 롯데건설에 6%대 이자로 빌려줬다.

시장에선 당분간 롯데케미칼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전방 수요 부진과 공급 부담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낮아진 납사 가격 등으로 스프레드는 소폭 회복될 것으로 봤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영업손실은 1197억 원으로 적자 축소를 전망한다"며 "본업과 별개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2차 전지 소재, 수소 등 신사업 투자 등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타사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편이 아니라 크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며 "현금성 자산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단순 안전성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최악은 지났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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