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6개월] 말 많았던 185일...‘다사다난 TOP 10'

입력 2022-11-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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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은 10일, 본지가 185일 동안 기억나는 순간 10가지 장면을 추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 기간동안 용산 대통령실은 다사다난했다.

1) 5월 10일 자유 35번 외친 취임식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에는 국내외 귀빈 4만10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0일 취임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엔 국회와 정부 관계자, 각계 대표, 외교 사절, 초청받은 국민 등 4만100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원고지 17장 분량의 취임사에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약속했다.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유’ 35번, ‘국민’을 15번 언급했다.

2) 5월10일 청와대 74년 만에 개방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청와대 국민 개방 기념행사가 열린 5월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이 열리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청와대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5월 10일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74년 만이다. 청와대 경내는 2010년부터 개방되었지만 인솔자의 안내 아래 일부만 관람 가능했다. '봄이 가기 전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는 대통령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이날 하루 2만6000명에 달하는 시민이 청와대 관람을 했다.

5월26일부터는 청와대 본관 실내를 개방하고 관저 내부까지 공개했다. 대통령 부부 등 가족의 사적 거주 공간인 관저 거실과 침실, 드레스룸 등을 전부 공개해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수십년 동안 베일에 감춰져있던 대통령 가족의 공간이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한달간 누적 관람객 수는 77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청와대가 시민들에게 개방된 지 하루 만에 경내 불전함과 공양구가 훼손되고 불법 주차와 쓰레기, 소음 등의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

3) 5월11일,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 첫 도어스테핑

▲윤석열 대통령이 5월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가 시작된 지 이틀째인 5월11일 오전 8시31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 출근길 현관에 들어서다 대기 중인 기자들을 향해 "1층에 다 입주했어요? 책상도 다 마련하고? 잘 좀 부탁합니다.”고 인사를 건넸다. 대통령과의 대화 기회를 잡은 기자들은 첫 출근 소감은 물론 장관 인사 등 현안 질문도 재빨리 이어갔다.

단 1분7초 간 오간 짧은 문답이었지만 이것이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Doorstepping)의 시작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의 도어스테핑이자 정치사에 그어진 새로운 획이다. 새로운 시도는 늘 시행착오와 그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있기 마련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6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1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총 59회에 걸친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그 이후론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등을 고려해 도어스테핑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4) 5월16일 첫 국회연설 "초당적 협력"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5월16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으로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 날이다. 여야는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갈등 국면이었지만, 취임 후 엿새 만에 다시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윤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을 고루 찾아 악수를 나눴고, 야당도 윤 대통령을 박수로 맞이했다. 연설 도중 본회의장에서는 총 18번의 박수 소리가 울렸다. 모처럼 국회 본회의장이 화기애애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하며 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보상 등의 내용을 담은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엿새 전 취임사와 달리 이 자리에선 ‘진영 초월’ ‘초당적 협력’ 등을 언급하며 국회와의 소통, 협조를 강조했다.

5) 여야 손잡고 '님 행진곡' 제창한 5.18 기념식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18일 윤석열 대통령과 새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진, 국민의힘 의원 등 100명이 훌쩍 넘는 당정 인사들이 일제히 ‘광주행 KTX 특별열차’에 올랐다. 광주행 KTX 특별열차는 윤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편성된 특별편으로 국민의힘에서만 100여명이 넘게 참석했으며, 이 중 86명이 열차를 탔다. 역대 가장 많은 보수정당 정치인이 참석한 5·18 기념식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날 기념식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울려 퍼진 75초 간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손을 맞잡고 반주에 맞춰 힘차게 불러주시기를 바란다"는 사회자의 멘트가 나오자 의자에 앉아 있던 윤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 대통령은 양옆 참석자들과 잡은 양손을 반주에 맞춰 힘차게 아래 위로 흔들며 노래했다. 그 어느때보다 여야가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6) 5월21일 '포괄적 전략동맹' 확인한 한미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21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이후 처음으로 한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두 정상이 진행한 정상회담은 애초 예상됐던 90분보다 20여분 가까이 길어진 109분 동안 이어졌다. 특히 소인수회담의 경우 무려 72분이나 이어졌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 공감대가 두 분 정상께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고 깊다고 느끼신 것 같다”며 회담이 길어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양 정상은 회담을 통해 돈독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고, 한미 정상 차원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비전을 확인했다. 특히 경제안보 차원에서 공급망·외환시장 안정화, 원전수출 및 스마트 원전과 같은 첨단산업·기술협력에 합의했으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도 공식화했다. '한미 기술동맹' 구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7) 6월19일 용산 집들이 '취임 40일 만'

▲윤석열 대통령이 6월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대통령실 이전 기념 주민 초대 행사에서 용산 지역 소상공인 참여한 플리마켓 부스를 둘러보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6월19일 새롭게 이전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인근 주민 400여명을 초청해 '집들이' 행사를 열었다. 취임 40여일 만에 새롭게 시작된 용산 시대를 본격적으로 알린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 입주를 계기로 용산이 더 멋진 서울의 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대통령실 인근 소규모 업체 30곳이 함께 참여해 먹거리 마당과 플리마켓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에게 힘을 보태고 소규모 업체를 알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일부 업체들은 참여한 주민들에게 직접 생산한 쌀과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애초 이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불참했다. 대통령실은 "따로 챙겨야 할 일이 있어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참석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8) 9월21일 UN총회 데뷔전 '11분간 자유 21번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UN)총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데뷔전을 치렀다. 유엔총회에서 참석한 193개 회원국 정상 중 10번째로 연단에 선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으로 주제로 약 11분간 연설했으며,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29일 정치 입문 이후 취임사, 광복절 경축사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자유와 연대를 강조해왔다. 이날 연설에서도 자유와 연대를 각각 21번, 8번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이 위기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확고한 연대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에 대해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울림 있는 연설이었다고 호평한 반면, 야당은 난해하고 공허한 연설이었다고 혹평했다. 또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북한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9) 10월25일 '사상 초유' 野없는 대통령 시정연설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의원들이 시정연설을 보이콧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약자 보호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또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회의 협력도 당부했다. 약 20분간 진행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경제, 재정, 약자 등을 여러 번 언급했다.

다만, 이날 본회의장 안팎에서 여야간 대치가 벌어졌다. 특히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 등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야당이 대통령 예산 시정연설을 보이콧 한 것은 헌정사상 최초였다. 과거 대통령 시정연설땐 야당 의원들은 참석하되 박수를 보내지 않거나 침묵을 일관하며 반감을 표했다. 2013년 11월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끝내자 조경태·박병석 두 명의 민주당 의원이 기립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정치 상황이 어떻든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부터 30년간 우리 헌정사에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온 게 어제부러 무너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10) 10월27일 대국민 '80분 생중계' 비상경제민생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부처 장관·참모 20여명이 지난달 27일 일제히 카메라 앞에 섰다.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그동안 대통령 모두발언 외 비공개로 진행됐던 비상경제민생회의가 이날 통째로 80분간 생중계된 것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와 경기 침체 우려에 움추러든 경제 전반 점검은 물론 분야별 활성화 방안을 전 국민과 공유하겠단 취지였다. 각 부처 수장들은 기본적 발제 내용 외에는 사전 대본 없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역시 윤 대통령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이에 회의를 앞두고 세종정부청사는 긴장감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회의가 통째로 생중계되는 전례 드문 이벤트인데다 민감한 민생 분야를 논의하는 회의인 만큼 발표에 나설 주무부처 장관들은 모두 밤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리허설은 없었다.

이날 정부는 15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서도 담보대출을 허용하고 무주택자나 1주택자 대상 투기 지역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까지 허용하는 등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성장 수출동력을 육성하고, 반도체·2차전지·조선 등의 글로벌 초격차 유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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