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논란의 현수막 내건 은마…GTX-C 노선도 바꿀까?

입력 2022-11-07 16:00수정 2022-11-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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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오 있었다”…단지 관통 반대 여전
현대건설, 우회 노선안 국토부에 제출
국토부 “검토한 적 있지만 최종안 아냐”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산 넘어 산’

▲재건축 추진 26년 만에 서울시의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은마아파트가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5일 은마아파트 외벽에 걸린 현수막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재건축 추진 26년 만에 ‘7부 능선’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의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은마아파트가 뭇매를 맞고 있다. 아파트 외벽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단지 지하 통과를 반대하며 낸 현수막에 ‘이태원 참사’를 빗댄 내용을 표기한 것. 결국 논란이 일자 추진위원회는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5일 아파트 31동 외벽에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에서 또 터진다’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 현수막에는 ‘현대그룹 명심해라’, ‘GTX-C 은마관통결사반대’라는 문구도 함께 적혀있었다.

이는 단지 지하를 관통하는 GTX C노선을 반대하기 위한 것으로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항의하려는 목적에서 제작됐다. C노선은 경기 회천신도시 덕정역부터 수원역, 안산시 상록수역을 세로로 잇는다. 노선 가운데 삼성역~양재역 구간에 은마아파트가 있다.

추진위를 비롯한 주민들은 C노선이 단지 지하를 관통하면 지반 침하, 붕괴 등으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6월에는 단지 관통 반대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본 주민들은 현수막 문구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현수막 사진이 확산하면서 한때 논란을 빚었다. 이에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GTX C노선 항의 차원에서 현수막 문구를 급하게 정하다 보니 착오가 있었다”며 “주민들에게 항의를 받자마자 즉시 철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이 이어지자 C노선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8월 우회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노선안은 3호선 라인(양재역~대치역)을 지나가다 삼성역에 도달하는 대신 양재역에서 매봉산을 통과해 도곡로를 따라가는 노선이다.

이경석 국토교통부 광역급행철도추진단장은 “현대건설이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요구하는 우회 노선안을 제출해 해당 노선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최종안은 아니다”며 “기존안과 우회안 가운데 GTX의 기능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마아파트에서 촉발된 GTX-C 노선의 변경은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은마아파트가 재건축까지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재건축 추진위는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최고 49층으로 재건축 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49층 초고층이 실현되는 데 결정적 관건은 사업성이다. 층고 상향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공공기여를 더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9년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정책을 추진할 당시 압구정지구의 기부채납 비율은 26~30% 수준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해도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규제 문턱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인 은마아파트가 심의를 통과한 것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라는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최근 정비사업 환경, 공사비 증가요인들과 금리 인상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을 고려했을 때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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