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관심 높아진 해밀톤호텔은 어떤 곳?

입력 2022-11-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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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전경 (네이버로드뷰)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원인 규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난 골목 옆 건물인 해밀톤호텔의 불법 증축이 화를 키웠다는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지자체의 관리감독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밀톤호텔이 이태원에 들어서게 된 것은 약 40년 전이다. 지난 1970년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시공사의 부도로 지금의 해밀톤호텔 자리에 짓고 있던 건물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있었다. 고(故) 이철수 회장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호텔을 짓기로 하고 이 건물을 인수한 뒤 공사를 재개해 1973년 해밀톤호텔로 개관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해밀톤호텔은 개장 1년째 광복절에 문세광의 박정희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의 영향으로 방한 외국인이 늘어나고 1997년에는 이태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전성기를 맞게 된다. 현재는 고 이 회장의 아들인 이상용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의 좁은 골목은 건축법상 도로 폭은 4m 이상이어야 하지만 3m에 불과했고 그마저 '꼼수 임시 벽' 때문에 더 좁아졌다. 해밀톤호텔 건물 자체도 무단 증축된 위반건축물로 확인됐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호텔 본관의 북측에 있는 주점이 테라스를 무단 증축해 쓰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해 이런 사실을 확인해 호텔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으나 시정되지 않자 강제이행금을 부과한 뒤 해밀톤호텔 본관을 위반건축물로 표기했다.

이태원 골목길에는 폭 70㎝ 정도의 분홍색 철제 임시 벽이 설치돼 있다. 이 자리에는 2016년 위반건축물이 있었지만, 구청의 지적을 받고 철거됐다. 하지만 지붕이 없는 분홍색 임시 벽은 여전히 남아있다. 해당 가벽은 길이 약 10m로 가뜩이나 좁은 도로 폭을 더 좁게 했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 위쪽의 도로 폭은 5m이지만, 임시 벽이 설치된 아래쪽은 3.2m에 불과하다.

임시 벽은 건축물대장에는 없는 시설물이다. 호텔 측이 가벽을 설치해 실제 건축물로 활용하면서도, 지붕을 없애 불법증축물 단속을 피한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향후 처벌을 놓고 다툼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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