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한우 자급률 31% 불과…산업 보호하고 육성해야"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면 1+, 1++ 등급을, 씹는 맛을 선호하는 분들은 1, 2등급 한우를 선택하면 됩니다. 2~3등급 숙성률을 확대해 다양한 기호를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11월 1일 '한우의날'을 앞두고 만난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소비자들이 한우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고급 식재료로 인정받는 한우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이 1++나 1+ 등급만을 찾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한우는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이 나온다고 해 '일두백미'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한우는 맛을 결정하는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의 함량이 수입 쇠고기보다 10% 높고, 단맛을 내는 글루코스는 2배 이상, 감칠맛을 결정하는 구아노신일인산염과 이노신일인산염도 약 4~10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우가 우리 고유의 품종이고, 엄격한 관리를 통해 생산되는 만큼 가치가 있는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우는 외래 품종과 혼혈이 없는 순수한 집단으로 고유한 유전자 조성을 가지고 있다.
김 회장은 "한우는 농가의 손을 거치면서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는 가축이고, 송아지가 태어날 때부터 특별 관리가 들어간다"며 "개체 하나하나 이력관리도 되는 등 고품질 한우가 생산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우협회는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 제도, 정책 등을 국회 및 정부기관과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농가들의 생산비 절감을 위한 사료·기자재 등의 공동구매, 한우농가 교육, 한우 시장조사·수출, 한우유통점검, 소비촉진행사 등 한우 사육부터 유통·소비분야까지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국민의 공감대 위에서 함께 한우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한우 이유식지원사업을 비롯해 사회 각층에 한우나눔, 청소년 한우맛체험 등 사회공헌사업과 우리한우판매점 인증제도 운영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도 한우산업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사료 가격 폭등을 비롯해 수입 축산물 증가 등은 중소규모 한우농가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그는 우려한다.
김 회장은 "현재 한우 자급률은 31.8%로 자국 식량 자급률이 낮으면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따라 국가경제가 휘둘릴 수밖에 없다"며 "한우농가는 50두 미만 중소규모 농가가 전체 한우농가의 약 80%인데 지금 이들은 출하를 하면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관세 수입정책 등은 축산업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우를 대표적인 농업품목으로 지정해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한우산업기본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산업기본법은 김 회장의 핵심공약으로 한우산업의 발전과 지원을 위한 기반 마련, 농가 경영안정화를 위한 지원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이 법은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여당도 법안 발의를 함께 검토 중이다.
그는 "한우산업 기본법은 한우산업이 가진 다양한 공익적 기능과 산업적 가치를 제도적·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하고 있는 한우농가들의 숙원"이라고 촉구했다.
다가오는 11월 1일 '한우먹는날'에 대해서는 큰 기대감을 보였다. 매년 11월 1일은 고유 문화 유산인 한우의 의미를 되새기고 소비 촉진을 위해 제정한 '한우데이'다. 이날을 기념해 한우협회는 한우자조금을 활용해 큰 폭의 한우 할인을 비롯해 각종 문화행사를 연다.
김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열리지 못했던 한우숯불구이축제가 전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며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살곶이체육공원에서는 한우숯불구이축제와 함께 한우 최대 50% 할인, 한우문화공모전 전시 및 시식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