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 G5 대비 법인세제 경쟁력 취약…기업 활력 제고 필요"

입력 2022-10-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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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전경련)

우리나라 법인세 주요 제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기업에 불리한 부분이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7일 '법인세 주요 제도 국제 비교와 시사점 - 한국 vs. G5 국가'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과 주요 5개국(G5,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모두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해 세제지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한 R&D 비용의 일정 부분을 그 해 납부해야 할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전경련은 한국이 G5 국가보다 기업 규모별 세제지원 격차가 과도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G5 국가는 기업규모 구분 없이 동등하게 지원하거나(미국, 프랑스, 독일), 차등해서 지원하더라도 우리나라만큼 격차가 크지 않다(일본, 영국). 이로 인해 대기업에 대한 R&D 세액공제율은 G5 국가가 평균 17.6%에 달하지만, 한국은 최대 2%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대기업 R&D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지원제도는 국내 R&D투자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대기업 일반 R&D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최소한 경쟁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도 대기업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란 기업에 발생한 손실(결손)을 다음 해로 이월하여 그 해 과세할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게 하여 기업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년도에 발생한 손실을 사용해, 당해 소득을 전부 공제받을 수 있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대기업은 전년도 손실이 아무리 커도 당해 소득의 최대 60%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으며, 남은 40%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공제받지 못하고 남은 손실액은 다시 다음 연도로 이월하여 공제받을 수 있으나, 손실이 발생한 해부터 15년까지만 가능하다.

G5 국가 모두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가 존재하나, 대기업에 대해서만 공제 한도와 공제 가능 기간을 모두 제한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G5 국가는 기업 규모별로 차등을 두지 않으며, 공제 한도를 제한하는 대신 무기한 공제를 허용하고 있다.

전경련은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 취지가 적자 기업의 신속한 경영 정상화 지원에 있으므로, 기업 규모별로 공제한도와 기간을 차별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고, 대기업의 공제 한도를 확대하거나 다른 국가들처럼 공제 가능한 기간 제한의 폐지를 주장했다.

(자료 제공=전경련)

해외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도 문제로 꼽았다. 기업의 해외자회사는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현지에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며, 납부 후 잔여 소득을 재원으로 국내 모기업에 배당한다. 이때 모기업이 받은 배당금을 국내에서 과세하게 되면, 동일한 소득 원천에 대해 해외·국내에서 두 번 과세하게 되므로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는 것이 전경련의 분석이다.

이러한 이중과세 문제 해소를 위해 G5 국가는 모두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자국에서 과세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해당 배당금을 국내에서 과세하며, 해외 자회사가 현지에 낸 법인세만큼을 국내 모기업의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방식으로 이중과세를 조정한다.

우리나라가 사용하는 방식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국내외 법인세율 차이에 따라 여전히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하는 ‘불완전한’ 방식이라는 점이다.

전경련은 이중과세 부담이 해소되지 않아 해외 자회사의 소득이 국내로 배당되지 않고 현지에 유보되면, 해외소득의 국내 재투자를 통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기회가 상실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요국들처럼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비과세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한 이유이다.

사내유보금에 대한 이중과세도 지적했다. 사내유보금이란 기업이 세금까지 납부하고 남은 순이익 중 투자․배당 등으로 사외로 유출되지 않고 사내에 유보된 이익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주’ 라는 제도를 운영해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하고 있다.

기업의 사내유보에 대한 세부담은 주요국 기업 중 한국 기업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G5 중 유럽 국가는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제도가 없으며, 한국․미국․일본의 3개국만이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사내유보금에 20%의 단일세율로 과세하는 반면, 일본은 과세표준별로 10~20%의 세율로 누진과세하며, 미국은 한국처럼 20%의 단일세율로 과세하나 사내유보금이 기업 활동을 위해 필요함을 입증하면 세금을 면제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인 세부담이 없다.

전경련은 사내유보금 과세는 이미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이익에 또 세금을 매기는 ‘이중 과세’에 해당하여 기업에 불합리한 세부담을 야기하므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저한세 역시 기업 세부담 증가와 투자․고용 유인 위축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최저한세 제도란 기업이 납부해야 할 최소한의 법인세를 규정한 제도로서, 기업이 각종 세금공제·감면 혜택을 받은 후 납부해야 할 법인세가 일정 한도에 미달하는 경우, 그 미달하는 금액만큼은 공제·감면을 배제하는 제도다. 기업이 투자·고용을 확대해 공제·감면 혜택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최저한세만큼은 세금 납부 의무가 존재하게 된다.

현재 주요국(G5 국가 및 한국) 중 기업에 최저한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밖에 없으며, 미국은 규모가 큰 일부 기업에만 최저한세를 부과하는 반면, 한국은 모든 기업에 최저한세를 부과하고 있다.

전경련은 최저한세가 공제·감면 제도의 실효성을 저해함으로써, 기업의 실질적인 세부담을 늘리고 투자와 고용 유인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보고, 제도의 폐지 필요성을 제기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와 지속된 금리 인상으로 우리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투자․고용 여력도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법인세율 인하와 함께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통해 기업들이 당면한 경영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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