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냉각에 한전채도 6% 코앞

입력 2022-10-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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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회사채 시장이 경직되자 특수채의 금리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특수채는 공공기관이 발행해 비교적 안전한 상품이라 금리가 낮은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기는 특수채도 피하지 못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가 발행하는 한전채의 금리가 6%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2년 만기 한전채는 5.75%의 금리로 발행됐는데, 3일 만에 0.15%포인트(p) 높은 5.9%로 발행됐다. 3년 만기 역시 지난주 내내 5.9%로 발행됐다. 연초만 하더라도 3년물 금리는 2.33%였다.

연말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한전채 금리는 6%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가 4%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전채 금리는 6%를 넘길 수 있다. 실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9일(현지 시간) 인터뷰에서 “물가에 의미 있는 하방 압력을 가하기 위해선 기준금리가 4.5% 또는 4.75%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다.

또 한전은 2ㆍ3년 만기의 한전채만 발행하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7년물과 10년물을 동시에 발행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2ㆍ3년물만 발행하고 있다. 단시간에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데다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 주 한전은 6500억 규모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늘어나는 적자에 금리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채권을 찍은 것이다. 원가 부담으로 한전은 지난해 5조860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힘들다. 올 상반기에만 14조3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올해 40조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전 적자의 근본 원인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오는 가격인 전력거래가격(SMP)은 킬로와트시(kWh)당 94원이었으나, 한전이 소비자에게 전기를 판매하는 가격은 108원이었다. kWh당 14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이 폭이 더 커졌다. 상반기 SMP는 169원, 판매 단가는 110원으로, 한전은 1kWh를 팔 때마다 59원의 적자를 봤다.

한전은 당분간 채권을 더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한전채 발행 한도를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료를 큰 폭으로 올리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추 부총리는 “회사채 발행 한도를 지금보단 높여야 자금 융통을 하면서 경영이 가능하다”며 “일정 부분은 요금으로 어떻게 할 것이고, 한쪽은 우리 국민 부담 측면에서 어떻게 가져갈지 시간을 두며 연착률을 시켜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25%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내년 상반기 이후 전기 요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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