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여건 호전...경기방어주에서 민감주로 수급개선 조짐
코스피지수가 각종 경제지표 호전으로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저항선이었던 1200선을 뚫고 올라가 이제는 지지선으로서 역할을 해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선행지수와 지난달 무역수지 사상최대 기록 등 각종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빠르게 개선시키고 있다.
여기에 기술적으로도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 단기 추세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추세를 나타내는 60일과 1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하는 등 추세전환을 예고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조혜린 연구원은 2일 "미국 금융부실 처리안이 이전보다 구체화되면서 금융시스템 안정 기대감이 높아졌고, 이 점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국가 부도 리스크를 반영하는 CDS 프리미엄을 살펴보면 일본을 제외하고 작년 10월 금융불안 이전 수준 가까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또 "경기선행지수는 보통 주가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은 최근 증시 상승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형성되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있어 최근 한 달간 20% 가까이 상승한 시장 수익률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시장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투자 전략을 세워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목하고 있는 업종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3월 한 달간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우위를 보인 업종은 전기전자, 철강금속, 건설, 증권, 운수창고 등으로 대내외 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경기방어주에서 경기민감주로 수급개선 흐름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일중 변동성 확대로 인해 경계의 시각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을 살펴보면 시초가대비 일중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변동성과 지수는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국면에서는 변동성과 지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3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었기 때문이다"며 "추가적인 상승을 예상하기 보다는 조정 국면으로의 재진입을 예상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상승을 해도 불안한 장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일부 경제지표의 호전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할 것을 권한다"며 "지난 1998년 당시에도 경기선행지수의 호전과 무역수지의 개선에 따른 기대감이 코스피지수의 일시적인 상승을 이끌었지만, 결국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현 국면에서도 코스피지수가 높은 변동성과 함께 불안한 상승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불안감은 실적 확인에 대한 욕구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1분기 실적 발표시즌까지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