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M&A 실패로 두산에게 16위 자리 내줘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재계 서열 5위까지의 그룹들은 최근 4년 동안 순위변화가 없었던 반면 6위부터 20위 그룹들은 올해 순위변동과 함께 자산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계 20대 그룹은 자산총액이 20% 이상 증가하고 계열사 수도 크게 늘어났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재계 순위 9위였던 포스코가 두 계단 상승해 7위로 올라선 반면 롯데그룹은 8위로 내려앉았다.
또 현대중공업과 GS그룹이 각각 11위와 12위로 자리를 맞바꾸었고, 물류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한진그룹을 제치고 13위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해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등 각종 인수·합병(M&A)에 뛰어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총자산이 지난해 약26조7000억원에서 올해 약37조6000억원으로 10조원 이상 늘면서 약29조1000억원의 자산총액을 보인 한진그룹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키워 온 두산그룹과 한화그룹의 명암도 엇갈렸다.
두산그룹이 지난해(약 17조원)에 비해 10조 이상 자산을 늘린 약27조 3000억원으로 재계 16위에 오른 반면, 국내 M&A시장의 최대 이슈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한 후 3000억원의 이행보증금반납 소송에 나선 한화그룹은 두산에게 자리를 내주고 17위로 밀려났다.
자산총액도 두산그룹에 비해 지난해 3조원 넘게 앞섰던 한화그룹이지만 올해는 오히려 3조원 가까이 뒤쳐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처음으로 재계순위 20위권 안에 진입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선박계약 선수금과 중도금 등이 들어오면서 400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리는 등 지난해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9월 금융위기와 잇따른 실물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재계 20대 그룹의 자산규모는 약 1065조원으로 지난해 874조원에 비해 21% 넘게 증가했다. 또 이들 그룹의 계열사도 634개로 크게 늘었다.
삼성은 현 자산총액이 약174조 9000억원으로 30조원 이상 늘어 재계 1위를 굳건히 했다.
삼성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볼륨이 늘어난 것”이라면서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지 매출은 매년 10조원~20조원씩 늘고 있고, 20조원 가까운 시설투자들이 자산으로 잡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