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공포가 밀려온다…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역대 최대

입력 2022-10-19 14:49수정 2022-10-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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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사고와 대위변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9월 누적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금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를 넘어서면서 ‘깡통전세’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9일 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 건수는 523건, 보증사고 금액은 총 1098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9월 해당 상품 출시 이후 각각 역대 최대치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증상품이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것이다.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의 사고 금액은 지난 8월(1089억 원)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선 뒤 두 달째 1000억 원대를 기록 중이다. 보증사고 건수도 지난 8월 511건에 이어 두 달 연속 500건을 넘었다.

올해 하반기 집값과 전셋값 하락 등에 따른 보증사고가 급증하면서 지난달까지 누적 사고금액과 사고 건수는 각각 6466억 원, 3050건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1년 치 사고 규모(5790억 원, 2799건)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HUG가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도 지난달 952억 원으로 1000억 원에 육박하면서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촌 모습. (뉴시스)

올해 9월까지 HUG의 누적 대위변제액은 총 5292억 원으로 이미 종전 최대인 작년 1년 치 변제액(5040억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보증사고와 대위변제가 늘어나는 것은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집값이 내려가고 전세 시장도 침체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일부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신축 단지에서는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에 전세를 놓고 잠적해버리는 '전세사기'도 기승을 부리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세입자와 보증기관으로 돌아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악성 임대인'으로 불리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지난해 3513억 원으로 2018년(30억 원) 대비 117배 증가했다.

올해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 사고액은 7월까지 1938억 원(891건)에 달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하면서 대출을 많이 받은 '영끌족'을 포함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고, 보증사고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깡통전세, 깡통주택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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