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충격에 신용대출부터 갚아…중도상환 급증"

입력 2022-10-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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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올해 들어 대출금리가 급격히 인상되자 가계 신용대출의 중도상환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오르는 대출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지자 수수료를 물고서라도 당장 갚을 수 있는 가계 신용대출부터 상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8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5대 시중은행(NH농협·신한·하나·우리·KB국민은행)의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33만740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가 34만170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8개월 새 작년 전체 규모와 비슷한 중도상환이 이뤄진 셈이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2018년 43만4499건, 2019년 45만8435건, 2020년 43만5010건, 지난해 34만170건이었다.

월평균 기준으로는 지난해 2만8347건에서 올해 4만2176건으로 149% 급증했다. 2018년 이후 5대 시중은행의 월평균 중도상환 건수가 4만 건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가계 신용대출 중도상환 규모는 50만 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 규모는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주담대 중도상환 건수는 2018년 42만1662건, 2019년 39만6087건, 2020년 39만1889건, 2021년 27만2979건, 올해 1~8월까지 16만1230건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올해 가계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가 급증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자 대출금리도 높아져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당장 갚을 수 있는 빚부터 상환에 나선 영향이다. 반면 주담대는 대출 규모가 크다 보니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이자 부담이 늘어도 쉽게 상환하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가 늘면서 결국 은행들만 배를 불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은 가계나 기업이 대출을 중도상환할 경우 중도상환 금액에 대출 잔존기간 비율, 중도상환 요율 등을 고려해 수수료를 받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이 최근 5년간 중도상환수수료(가계·개인사업자·법인 등 모두 포함)로 벌어들인 돈만 1조1546억 원에 달한다. 2018년 2474억 원, 2019년 2654억 원, 2020년 2759억 원, 2021년 2269억 원, 올해 1~8월 1390억 원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5년간 중도상환수수료 명목으로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2881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어 하나은행 2488억 원, 우리은행 2165억 원, 신한은행 2123억 원, NH농협은행이 1889억 원을 챙겼다.

윤 의원은 "중도상환이 건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들어 1월부터 8월까지 은행이 벌어들인 중도상환수수료만 1390억 원에 달했다"며 "은행이 수익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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