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궁극의 기관, 심장

입력 2022-10-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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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인간이 만든 움직이는 기계장치 중에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잠시도 쉬지 않고 100년간 작동할 수 있는 것이 있기나 할까. 우리 몸속에는 있다. 바로 심장이다. 심장은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쉴 필요도 없고, 병이 들어 수술을 하는 경우가 아니면 정기적인 예방정비도 필요 없다. 이처럼 심장은 움직이는 기계장치 중에서 가장 완벽한 궁극의 기관이라 할 만하다.

또한 심장은 생명의 시작이요 끝이다. 수정란이 엄마 자궁에 착상하고 분화를 거쳐 임신 7~8주가 되면 머리와 심장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고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수정란이 아닌 태아, 다시 말해 하나의 생명체로 불리게 된다. 나이가 들어 쇠약해지고 병이 심해 위독해지면 먼저 호흡이 멈추고 심장이 점점 약하게 뛰다가 서서히 멈춘다. 심장이 멈추고 생체측정기 그래프가 평편해지면 의사는 사망선고를 내린다. 생명의 끝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분과 산소와 물이 필요하고, 이들을 온몸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심장이 한다. 모든 기계장치들은 외부에서의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데, 특별하게도 심장은 자기가 자기에게 에너지를 보낸다. 놀랍지 않은가. 일을 많이 하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터, 우리 몸에서 일을 제일 많이 하는 뇌와 심장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이들은 잠시라도 에너지 공급이 안 되면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된다. 원활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건강한 혈관이 필수적이다.

바야흐로 건강기능식품 전성시대. 면역력에, 정력에, 당에, 고지혈증에, 관절에, 간에, 장에 좋은 것들이 넘쳐나는데, 가만히 보면 심장에 좋은 것은 없다. 왜일까? 심장건강을 위해서는 특정식품으로는 안 되고 운동, 건강한 식단, 적절한 휴식, 마음의 안정, 절주, 금연 등 극히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고, 이런 습관들이 건강기능식품보다 앞서야 함을 일깨운다.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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