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루 10번꼴로 늦어"…KTX·SRT, 5년간 2만번 넘게 열차 지연

입력 2022-10-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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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 2018년부터 1만 7172회 늦어
KTX, 16분 미만은 지연으로 불포함
선로관리 미흡 등으로 열차 지연돼
유경준 의원 "철저한 관리 필요해"

서울 강남구에서 세종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 전 모 씨는 고속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수서역으로 향했다. 수서역에서 오송역에 내리자마자 출근 버스를 타야 하기에 시간에 맞춰 열차를 예매했지만, SRT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버스를 놓치고 출근 시간까지 늦어졌다.

대전에 사는 대학생 한 모 씨도 서울에 야구를 보러 가기 위해 KTX를 예매했다. 열차 시간이 늦을까 봐 택시를 탔던 B 씨는 택시비로 KTX보다 더 비싼 돈을 냈다. 이후 시간에 맞추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KTX가 늦는 바람에 허공에 택시비만 날린 꼴이 됐다.

KTX와 SRT 등 고속열차가 지난 5년간 2만 번 넘게 지연돼 승객에게 불편함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이 계속 늘어나는 데도 선로 관리 미흡 등 열차 지연에 따른 피해는 계속되는 상태다. 이에 적절한 관리를 통해 승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본지가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KTX와 SRT의 열차 지연 관련 자료에 따르면 SRT는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분 이상 도착이 지연된 횟수가 총 1만 7172회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0건 가까이 열차가 지연된 것이다.

KTX는 SRT보다 심각하다.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7545건 지연됐지만, 16분 이상 늦은 경우만 지연으로 계산했다. 국제철도연맹(UIC)의 기준으로 종착역에 15분 59초 이내에 도착한 열차는 정시로 구분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실상 16분 미만은 지연으로 보지 않아 승객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16분 미만까지 포함하면 1만 건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자료 기준으론 하루 평균 3번꼴로 늦었다.

SRT와 KTX의 열차 지연 이유는 선로 문제가 가장 컸다. SRT를 관리하는 주식회사SR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선로 관련 이유로 열차가 지연된 시간이 대부분 가장 길었다. 2019년엔 5062분, 2020년엔 1만 2836분, 2021년엔 9977분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선로 이상으로 인한 궤도이탈과 연쇄 지연이 전체 지연의 90%를 차지했다.

KTX를 관리하는 한국철도공사는 열차 지연 이유와 관련해 "열차 이용객의 승하차 지연, 유지보수를 위한 선로 안정화 서행, 차량 선로의 고장 및 이에 따른 연쇄 지연 등 복합적인 이유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차가 늦게 도착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관련 민원도 계속 늘고 있다. SRT가 접수한 지연 관련 민원은 2019년 246건에서 올해는 지난달 27일 이전까지 1696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KTX가 접수한 지연 관련 민원은 2020년 2681건을 기록한 후 2021년 3764건, 올해는 8월까지 벌써 3428건으로 나타났다.

SRT와 KTX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열차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R 관계자는 "전사적인 정시운행 품질향상 노력으로 여전히 99% 이상을 달성하며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선로용량 내에 열차 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등 열차운행계획을 수립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과 보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경준 의원은 "고속철도의 장점은 신속, 정시성인데 정시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시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5분은 얼마 안 되는 시간 같지만, 누군가에겐 큰 피해다"며 "특히 이유가 선로관리 미흡이라면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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