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휴면보험금 8293억 원…“보험사 이익으로 활용”

입력 2022-10-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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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권리자가 찾아가지 않거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돼 보험사가 보유하게 된 '휴면보험금' 규모가 829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자산운용에 활용하는 등 이익을 챙기고 있어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휴면보험금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144만8182건, 금액으로는 8293억 원에 달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이 6054억 원(88만7651건)으로 전체 휴면보험금의 73.0%를 차지했고, 손해보험은 2239억 원(55만8531건)이었다. 회사별로 보면 생명보험업권에서는 삼성생명이 155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생명(794억 원), NH농협(610억 원) 등이 뒤따랐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삼성화재가 289억 원, 한화손해보험 285억 원, 현대해상 284억 원 등이었다.

보험사들이 보유한 휴면보험금 8293억 원 가운데 권리자들이 정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보험금이 71.2%인 5903억 원에 달했다. 휴면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은 구체적인 사유를 살펴보면, 권리자가 보유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지급 가능한 데도 받지 못한 휴면 보험금이 5889억 원(71.0%)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공동명의 계좌이거나, 임원단체명의 계좌여서 지급이 가능한 데도 잊혀진 휴면보험금이 각각 9억 원(0.1%), 5억 원(0.06%)을 차지했다.

나머지 29.2%의 휴면보험금은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로 '압류계좌' 2014억 원(24.3%), '지급 정지 계좌' 333억 원(4.0%), '소송 중 보험금 미확정 건 등' 78억 원(0.9%)과 같은 사유에 따른 것이었다.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 중 일부를 연 1회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고 있지만, 출연금의 규모는 7.7%인 637억 원에 불과했다.

국내 보험사 보유 휴면보험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휴면보험금은 2017년 말 4945억 원(101만9245건), 2018년 말 4827억 원(97만2046건), 2019년 말 5937억 원(128만5403건), 2020년 말 6497억 원(136만5277건), 2021년 말 7279억 원(141만5116건), 2022년 7월 말 8293억 원(144만8182건)으로 증가했다.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권리자에게 돌려주려는 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휴면보험금을 기타 자금과 구분하지 않고 운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의원실이 금감원을 통해 보험업권에 '휴면보험금 현금보관, 예금보관, 투자, 이자 수익 현황' 제출을 요구한 결과 "각 보험사는 휴면보험금 규모를 별도 관리하고 있으나, 해당 금액을 별도로 분리해 운용하지 않아 휴면예금 및 현금 보관현황과 이자수익 내역을 산출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강 의원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하지 않은 채 여러 경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태를 금감원이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는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통한 자산운용을 할 경우 이를 별도의 계정을 두어 관리하도록 하고, 그 이자를 고객(권리자)에 돌려주거나 서민금융진흥원에 전액 출연하도록 법·규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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