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누가 제값 주고 먹니? ‘e쿠폰’으로 사면 쌉니다

입력 2022-10-07 06:00수정 2022-10-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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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시대 슬기로운 소비생활②] 외식·영화·상품권까지 e쿠폰 다양화

(롯데온 갈무리)

#주부 이 모(43) 씨는 중학생 딸아이가 햄버거를 사달라고 조르자 인터넷으로 가격을 검색한다. 지난해 6100원이던 버거킹 와퍼 단품 가격이 6900원으로 올랐다. 가격이 올랐다는 엄마의 반응에 딸은 “요즘 누가 제값 주고 햄버거 먹냐”며 롯데온에서 버거킹 불고가 와퍼 주니어 세트(6600원)를 34% 할인된 4300원에 판다고 알려줬다. 4인 가족 기준 2만6400원이었지만, ‘e쿠폰’으로 지불한 금액은 1만7200원이었다.

최근 고물가에 싼값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e쿠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햄버거와 커피, 뷔페 등 주요 외식 업체들의 쿠폰을 대부분 상시 할인해 판매한다. 최근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도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는 외식업체들의 마케팅과 한 푼이라도 절약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e쿠폰서비스 거래액은 3조28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571억 원)보다 15% 증가했다. 7~8월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7월 e쿠폰 거래액은 5668억 원으로 전년 같은달(4877억 원)보다 16.2% 뛰더니, 8월에는 5775억 원으로 전년(4831억 원)보다 19.5% 치솟았다.

▲e쿠폰 거래액(단위:억원) (통계청)

실제 9월 한달 G마켓의 주요 ‘e쿠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대표 외식품목인 족발·보쌈 쿠폰 판매는 583% 치솟았고, 햄버거·베이커리 쿠폰 판매도 517% 증가했다. 피자와 뷔페 교환권도 각각 154%, 52% 늘었다. ‘e쿠폰’은 비식품 분야에서도 인기다. 편의점(67%) 영화관람권(40%), 스파(200%) 쿠폰을 찾는 이들도 많다.

G마켓 관계자는 “런치플레이션으로 비용 부담이 늘면서 할인가에 외식을 할 수 있는 e쿠폰 판매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행복을 위해 사치품이라도 지갑을 여는데 주저하지 않던 ‘플렉스’와 ‘욜로족’ 등 과시형 소비가 대세였다면, 최근 고물가에 ‘무지출 챌린지(하루에 한 푼도 쓰지 않는 것)’, ‘냉파족(냉장고 파먹는 이들)’ 등 비용을 아끼는 이른바 ‘짠테크’가 MZ세대에서 유행이다. 어쩔수 없이 외식하더라도 할인된 값에 미리 ‘e쿠폰’을 구입해 놓는 것이 최근 주목받는 소비 형태다.

절약형 소비 유행에 온라인 유통 플랫폼도 카테고리를 만들어 ‘e쿠폰’ 판매에 적극적이다. 롯데온은 버거킹을 최대 38% 할인해주는 e쿠폰을 판다. 정상가 1만7900원의 ‘골든 치즈렐라 와퍼+와퍼주니어+콜라R’ e쿠폰을 35% 할인한 1만1500원에, ‘타스코슈림프+21치즈스틱+콜라R’는 38% 할인해 550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모바일 5만원 상품권은 2% 할인된 4만9000원, 투썸플레이스 떠먹는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은 1% 할인된 6630원이다.

(G마켓)

G마켓 ‘e쿠폰’ 카테고리에서는 정가 2만5000원인 BHC의 ‘뿌링클+치즈볼+콜라1.25ℓ’ 세트가 4% 할인돼 2만3870원에 팔린다. 이디야 3만원 권 디지털 상품권은 2만8800원이다. 롯데리아의 1만 원권 페이즈 모바일 쿠폰은 9600원에 팔고, 뚜레쥬르 5만 상품권은 4만8000원, CU 모바일금액원 3만 원권은 2만9100원에 판매한다. 이외에 설빙, 메가커피 상품권도 할인 구매할 수 있다.

외식 이외 분야 ‘e쿠폰’도 다양하다. G마켓에선 메가박스 1만3000원 일반 예매권을 8500원으로 34% 할인하고, SK텔레콤 T데이터 500MB 쿠폰은 25% 저렴한 7500원에 판다. 컬쳐랜드와 해피머니 상품권도 각각 1~6% 가량 할인해 판매하고, 별대리운전과 NH농협손해보험 등 금융상품 할인율은 각각 11%, 10%다.

치킨 업체도 가세했다. 교촌치킨은 회원이 자사앱에서 ‘블랙시크릿콤보’ 쿠폰 구매시 총 구매금액의 10%를 K포인트로 적립해준다. BBQ도 자사앱에서 기프티콘 주문시 캠핑세트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도 소비 심리 위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번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만 내리기는 어려운 만큼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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