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방 논란 거론되며 공방 가열되자 오전 정회
오후 속개하자 박진 "제 거취 尹 결정 따를 것" 맞서
野, 尹 뉴욕 발언 영상 상영 요구하면서 또 다시 공방
김경협 'BBC 尹 풍자 영상' 틀자 또 정회하고 협의
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는 오전과 오후 각기 박진 외교부 장관 퇴장과 윤석열 대통령 뉴욕 발언 영상 상영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다 파행됐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했지만 지난 29일 국회를 통과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유효하다며 박 장관의 퇴장 및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박 장관 퇴장에 대한 논쟁 중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 순방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논란들이 언급되며 확전됐고, 외통위원장인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간사 협의를 진행한다며 정회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영국·미국 순방 과정에서 예정했던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각기 48초 환담과 약식회담으로 축소해 진행하면서 빈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한 뒤 퇴장하는 중 비속어와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한 것처럼 들리는 발언이 포착돼 논란에 휩싸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당시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가 계기가 된 다자외교 자리라 불가피한 여건이었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관계 회복을 공개 언급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한 대상이 미 의회가 아닌 국회와 야당이었다는 김은혜 용산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지난 해명을 거론하며 “야당이 바보인가. 이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겠나. 국회의 권위를 위해서라도 외통위 차원에서 윤 대통령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후에 속개된 국감에서는 박 장관 출석은 합의됐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박 장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박 장관은 이에 자신의 거취는 윤 대통령에 따르겠다고 일축했다.
박 장관은 인사말에서 “평소 소신은 외교는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되고 국익을 위해 초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다. 제 거취는 임면권자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엄중하다. 오늘 아침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미국 국무부 장관, 일본 외무대신과 통화했다”며 “외교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미관계는 강화됐고, 한일관계는 개선되고 있으며, 한중관계는 재정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란의 중심인 윤 대통령 순방에 대해 “(민주당이) 순방 행사가 외교참사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박 장관 인사말 이후에도 본격적인 국감에 돌입하진 못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논란의 뉴욕 발언 영상 상영을 요구했고, 윤 의원이 이를 거부하면서다. 윤 의원은 본회의 관행에 준한다는 근거를 내세웠지만 직전 국회의장이던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에서 음성 없이 영상은 틀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공방이 짙어졌다.
여야 간사 협의를 진행키로 하고 국감에 돌입했지만, 첫 차례인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영국 BBC 방송 프로그램에서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을 풍자하는 장면을 틀자 윤 의원이 제지에 나서 또 다시 여야가 부딪혔다.
민주당 측에서 이날 행정안전위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영상자료가 쓰였다는 점을 들어 극렬히 반발하자 윤 의원은 정회를 선포하고 여야 간사 협의에 들어갔다.
1시간 뒤에 국감이 속개됐고, BBC 영상은 재생됐다. 윤 대통령이 '이 XX들'이라고 들리는 듯한 부분을 해외 각국에서 달리 해석해 표현한 것을 풍자하는 내용이다. 박 장관은 BBC 방송이 영국의 공식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