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기업 수출 악화 전망…환율 변동성·경기 부진 우려 급증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추이. 올 4분기 EBSI는 84.4로 세 분기 연속 하락했다. (사진제공=한국무역협회)

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4분기 수출 전망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2년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발표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 큰 값을, 반대의 경우 작은 값을 나타낸다.

우리 기업들의 4분기 EBSI는 84.4로 3분기 94.4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79.0을 기록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80점대의 EBSI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96.1), 3분기(94.4)에 이어 4분기 EBSI가 84.4를 기록하는 등 세 분기 연속 100을 밑돌며 수출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금리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가 EBSI 하락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항목별로는 4분기 수출제품 원가(65.1), 수출대상국 경기(75.2), 물류 및 운임(79.3) 환경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수출 채산성(85.6)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는 선박(149.9)과 반도체(112.0)의 4분기 수출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 외 품목의 수출 여건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25.4%), 물류비용 상승(18.0%)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은 지난 분기에 비해 줄었으나 여전히 수출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 꼽혔다.

기업들이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14.9%)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4.1%)를 애로 요인으로 꼽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자 미국이 고강도 양적 긴축에 나섰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원자재 수입비용도 증가하는 가운데 물류난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수출 경기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