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규제 1개 만들면 기존규제 2개 폐지, 법률로 근거 명시해야"

입력 2022-09-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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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신설ㆍ강화규제 비용의 2배를 기존 규제 폐지ㆍ완화를 통해 상쇄토록 하는 제도(one-in-two-out)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부가 시행 근거를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경련은 정부가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one-in-one-out' 수준의 규제비용관리제를 'one-in-two-out'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 같은 방침이 제대로 작동하고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시행근거를 법률로 상향해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목표를 세워 규제비용과 규제 수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경련은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행한 규제비용관리제가 뚜렷한 성과를 거뒀지만 대통령 행정명령에 근거한 결과 차기 정부에서 폐지된 이후 규제비용과 규제 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 대통령 행정명령 13771호를 통해 규제를 신설할 경우 기존규제 2개 이상을 폐지하고, 신설된 규제로 인한 비용은 폐지되는 규제의 비용으로 상쇄토록 하는 이른바 '2-for-1-rule'을 도입했다.

부처별로 규제비용 절감목표를 할당(regulatory cap)해 이를 초과하면 규제 신설을 불허하고, 목표달성 불가 시 목표 미달 이유와 규모, 목표달성 일정 및 방법 등을 제출토록 하는 등 강력하게 관리했다. 매년 규제비용 감축 목표와 실적도 투명하게 공표했다.

2-for-1-rule 시행결과 4년간 감축된 규제비용은 총 1986억 달러로 사전에 공표한 목표의 2.5배를 달성했으며, 신설규제 1개당 기존 규제 5.5개를 폐지해 규제 수 감축목표도 초과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전 정부와 달리 규제강화 정책을 추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경제회복, 기후변화 등 대응을 위해 각 부처가 규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능력을 제한하는 해로운 정책을 없애기 위해 관련 행정명령을 폐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 13992호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비용관리제 시행근거인 행정명령 13771호도 폐지되는 행정명령에 포함됐다.

규제비용관리제 폐지 후 1년간 규제비용과 규제 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 규제비용은 2015억 달러로 트럼프 행정부 4년간 합계(648억 달러)의 3배에 달했다. 지난해 신설된 경제적 중요규제는 69개로 역대 행정부 1년 차에 비해 1.4~3.1배가 많았고, 2년 차 신설 계획도 역대 행정부의 1.5~2.2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7월부터 총리 훈령을 근거로 one-in-one-out 수준의 규제비용관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규제개혁백서에 따르면 6년간 1조 3700억 원의 순비용을 감축했으나, 부처별 감축 목표나 인센티브가 없어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고, 규제비용만 관리했기 때문에 규제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 규제비용관리제는 총리 훈령에 근거하여 지속가능성에 문제 발생 소지가 있으며, 감축 목표도 없고 규제건수는 관리되지 않아 성과창출이 제한적”이라며 “규제비용관리제 개편 시 제도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비용과 규제건수를 동시에 관리하는 한편, 부처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부처별 목표설정 및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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