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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공급망①] 세계 곳곳서 캐낸 배터리 핵심광물 중국에 몰려

입력 2022-10-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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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핵심광물 산지 살펴보니

전기차 이차전지 양극재 필수 원료
'하얀 석유' 리튬 42% 칠레에 매장
호주ㆍ포르투갈 등 4곳서 90% 생산

탄소중립 기조로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배터리 산업이 미래 신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광물들은 특정 국가에 편중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핵심광물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한국도 취약한 원료광물 수급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초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은 2200만 톤으로 조사됐다. 이 중 칠레는 42%인 920만 톤이 매장돼 있는 세계 최대 매장 국가다. 그 뒤를 호주(570만 톤), 아르헨티나(220만 톤)가 이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리튬은 총 10만4800톤이다. 호주(5만5000톤), 칠레(2만6000톤), 중국·포르투갈(1만4000톤) 등 4개국이 90% 이상을 생산한다.

채굴된 리튬은 이차전지의 4대 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전해질) 중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배터리에서 양극·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에 ‘하얀 석유’로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와 같이 대용량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이차전지는 대부분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와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가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모두 리튬이 필요한 만큼 중요한 광물로 손꼽힌다.

니켈, 인도네시아가 매장ㆍ생산 1위
코발트, 콩고공화국…망간은 남아공
특정 지역에 핵심광물 편중된 상황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매장량·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 9500만 톤의 22%(2100만 톤)가 인도네시아에 있다. 지난해 생산량 270만 톤 중 37%(100만 톤)를 차지했다. 매장량으로는 호주(2100만 톤), 브라질(1600만 톤)이 그 뒤를 이었다. 생산량 2위는 필리핀(37만 톤), 3위는 러시아(25만 톤)였다.

니켈은 은백색 광택을 띠는 금속으로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전성과 연성이 우수하고 고온·저온 강도에 우수해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니켈 함량을 대폭 늘려 배터리 수명과 출력을 개선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배터리 양극재에 탑재되는 코발트는 전 세계 매장량이 710만 톤에 불과한 희귀 광물이다. 이 중 절반인 360만 톤은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C)에 매장돼 있다. 매장량 2위는 호주(140만 톤), 3위는 필리핀(26만 톤)이 차지했다.

생산 역시 DR콩고가 압도적이다. 한 해 생산량 14만 톤 중 70% 이상인 9만5000톤을 이곳에서 채굴됐다. 전 세계 코발트 공급의 대부분을 DR콩고가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6300톤)와 호주(5700톤)의 생산량은 DR콩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발트는 배터리의 화재 발생을 막아주는 역할로 쓰인다. 배터리 충전·방전 과정에서 구조를 안정화하기도 한다. 단 희귀 광물인 만큼 원료 가격이 비싸 배터리 단가를 높이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망간은 전 세계 15억 톤의 매장량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에 6억4000만 톤이 매장돼 있다. 브라질과 호주가 각각 2억7000만 톤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공동 2위다. 생산량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470만 톤을 차지하며 1위 생산국에 올랐고, 자원 부국 가봉은 360만 톤, 호주는 330만 톤을 기록했다. 망간은 배터리를 안정화해 주는 데 있어 중요한 광물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가 비싼 니켈과 코발트를 제외하고 망간 비중을 높인 ‘하이망간 배터리’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흑연의 최대 보유국은 9000만 톤이 매장된 터키다. 중국(7300만 톤)과 브라질(7000만 톤)의 매장량까지 합치면 3개국이 전체 매장량(3억2300만 톤)의 87%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한 해 생산량 95만4000톤 중 중국이 65만 톤으로 가장 많았으며, 브라질(9만5000톤), 마다가스카(4만7000톤) 순이다.

흑연은 연필심 등 주위에서 쉽게 접하는 광물이었지만, 최근에는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음극재 소재로 활용된다. 현재 생산되는 음극재 대부분이 흑연을 원재료로 쓰고 있는 만큼 그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개당 75~115㎏의 흑연이 사용되며, 배터리에 쓰이는 당일 광물로는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원자재ㆍ중간재 모두 전량 수입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의존도 높아
"수급대책 서둘러 마련해야" 목소리

배터리 밸류체인은 원자재 채굴 및 광물 정제·제련-양극재, 음극재 등 핵심 소재 생산-배터리 셀 생산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은 배터리 제조에 필수 불가결한 핵심 원재료임에도 한국에서 나오지 않는 글로벌 전략 자원들이다.

이 때문에 현재 한국은 원료는 물론 이를 가공한 중간재를 전량 수입해서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수급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밸류체인의 기본 단계인 원자재 확보에서부터 취약한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산성·환경오염 논란 등의 문제로 한국을 비롯해 선진국의 광물산업이 쇠락하기 시작하면서 특정국의 원광에 원료 수급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수의 국가에 의존하는 만큼 수입이 끊기면 산업 자체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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