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 “이사회의 젠더 다양성, 기업 성과로 이어져…여성 참여 늘려야”

입력 2022-09-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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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전 의원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업의 ESG경영과 투자 스튜어드십’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투데이와 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물결 - How Gender Impact on ESG?’를 주제로 공동개최한 이번 행사에선 여성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한 내실 있는 국제적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한국 기업은 이사회에서 여전히 여성 이사가 글로벌 평균을 밑도는 만큼, 여성 리더십 강화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이투데이미디어와 여성금융인네트워크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패널토론자들은 여성 이사 확대를 위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수립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패널토론에는 최운열 전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고,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 원신보 블랙록 아시아투자 스튜어드십 총괄 본부장, 문혜숙 KB금융지주 ESG본부 상무, 김태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상무가 참석했다.

최 대표와 원 본부장은 기업도 이사회의 젠더 다양성을 도입하지 않으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원 본부장은 “블랙록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이사회의 젠더 다양성을 이유로 전 세계 1000여 개 기업에서 이사 선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특히 올해는 아시아 기업에서도 남성들로만 구성된 이사회는 이사 후보 추천위원들이나 이사회 의장에 대한 재선임을 반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이사회의 젠더 다양성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실제로 젠더 다양성이 기업에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는 “이사회의 젠더 다양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그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여성 고용 비율이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보다 주가 퍼포먼스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 본부장은 “이미 홍콩,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의 많은 국가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다양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 역시 “글로벌 기업들은 이사회 다양성을 위해 여성 이사의 이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며 “여성 이사의 증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이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됨으로써 이사회의 효율적 경영 감독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0년 12월 기준 국내 상장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은 4.9%에 불과하다. OECD 국가의 평균 여성 이사 비율이 25.6%인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도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은 여성 이사를 반드시 선임하도록 자본시장법이 개정됐다”며 “중장기적으로 ESG 경영의 정착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성 다양성’과 ‘포용’을 핵심가치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앞으로 성 다양성을 달성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점수를 줘서 아예 투자 대상에서 빼버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내 금융권도 깨지지 않는 유리천장을 부수기 위해 무수히 노력하고 있다. 문혜숙 상무는 “그룹의 ‘유리천장’(승진 구조) 및 ‘유리벽’(직무 기회)을 제거하고 여성의 기회 확대를 통한 양성평등을 추진하겠다”며 “‘팀원-팀장-부점장-경영진’의 단계별 기반확대로 2027년까지 여성리더 양성 및 성별 다양성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 2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사외이사 여성 비율은 28.6%다. KB금융그룹은 2027년까지 여성 부점장과 여성 경영진을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 상무는 “국가적 차원의 다양성 요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조직 다양성 확보는 기업 경쟁력 강화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더 나은 재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양성 확보 로드맵에 따른 ‘목표 설정’ 및 단계별 확대 실적 모니터링을 시행할 것”이라며 “‘여성 역량 강화 프로젝트’와 ‘제도적 지원’을 통해 다양성을 장려하고 수용하는 조직문화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 내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가 어떻게 증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지속되고 있다. MSCI는 매년 11월 여성 관련 이사회가 어떻게 증가하고 있는지 리포트를 발간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한국 여성 리더십 지수 제작에 성공했다.

김태우 상무는 “한국 지수는 2015년 제작하려고 했는데 당시 지수 구성 자체에 실패한 바 있다”며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의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지수 제작을 다시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지수제작 자체는 성공했다. 업계의 수요가 있으면 공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운열 전 의원은 “우리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한 여성 인력만 선진국의 2분의 1 수준으로만 확대해도 앞으로 10~20년 동안 한국 경제 성장은 전혀 걱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이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 여성 참여 확대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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