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80% 대출에도 금리 부담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집값 내림세로 인해 ‘내 집 마련’을 미루는 무주택자가 늘어나면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 건수가 7개월째 3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월평균 4만 명 이상이 생애 첫 주택 구매에 나선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15일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생애 최초로 집합건물(연립주택·다세대주택·아파트·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무주택자는 2만491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1월 3만521명 △2월 2만8314명 △3월 2만8825명 △4월 2만7269명 △5월 2만7428명 △6월 2만6567명 △7월 2만5822명 등 1월을 제외하면 줄곧 3만 명을 밑돌았다. 6월부터 3개월째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올해 1~8월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자는 총 21만9661명이다. 지난해(1~8월) 36만1750명이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39.27%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보면 같은 기간 경북 생애 첫 주택 매수자가 1만5200명에서 7854명으로 48.32% 줄어들면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경기(12만8437명→6만6891명) 47.91% △서울(5만6266명→2만9555명) 47.47% △부산(2만2196명→1만2088명) 45.53% 순으로 감소율이 40%를 웃돌았다.
금리가 오르고 집값은 내려가면서 수요자들이 주택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완화했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남아있어 소득이 적은 무주택자들이 대출을 받는 데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 등의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생애 최초 주택 매수세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전체적으로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이라는 악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지역별로 수요자가 체감하는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당분간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 수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