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기간 축소'된 대·중소기업 상생특위 출범…“허울뿐인 공약 이행?”

입력 2022-09-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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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 상생특별위원회 13일 출범…양극화 관련 대안 제시
규모 40명→10명, 기간 100일…中企 대표 제외 ‘생색 내기용’ 비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대·중소기업 상생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한정화 대중소기업 상생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의 해법으로 중소기업계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대통령 직속 대·중소기업 상생특별위원회(상생특위)가 13일 출범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김한길 위원장은 상생특위 출범에 대해 “집중적이고 압축적인 활동을 통해서 민간의 자율적 참여를 통한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상생특위는 규모와 기간 모두 부족하다는 점과 위원 중 중소기업 현장을 잘 이해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이 빠졌다는 점에서 한계도 존재한다. ‘생색내기 공약이행’, ‘허울’이란 지적을 피하기 위해선 짧은 기간 내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가 상생특위에 주어졌다.

국민통합위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특위 위원 위촉식과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상생특위는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와 공정·상생 강화를 위해 갈등과제 관리 및 대안 제시 역할을 수행하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의 첫 특별위원회다. 상생특위의 위원은 총 10명이다. 한정화 상생특위 위원장을 포함해 대·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분야 관련 연구를 해온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들은 주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해 올해 연말까지 약 100일간 집중적으로 양극화 관련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늘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해 각종 불공정 거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양극화 해결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선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은 선택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첫 위원회인 국민통합위원회의 첫 특별위원회가 상생특위라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상생특위는 ‘지속할 수 있는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과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등을 큰 축으로 총 6개의 과제를 우선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중소 혁신 상생 선순환 모델 △상생과 신뢰의 선순환을 위한 ‘사회 협약’ 제안 △온라인 플랫폼과 소상공인 상생협력 제고 등이 있다. 제도·관행 개선을 위해선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 실효성 제고 및 납품단가 연동제도 조기 정착 △공공조달시장에서의 제값 받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공정성 강화 및 상생협력 증진 등의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과제들에 배경에는 ‘민간 주도’와 ‘시장 중심’이란 현 정부의 기조가 깔렸다.

하지만 상생특위 규모가 작고 기간도 100일 동안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생색내기란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4월 현 정부 인수위 당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상생특위 구성과 운영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상생특위 설치방안을 인수위에 전달한 바 있다. 구성은 위원장을 포함 40명 이내의 위원으로 하되 위원장에 중소기업 현장을 잘 이해하는 중소기업계 대표를 임명하고 관계 부처 차관 및 대기업 총수와 중소기업 대표, 중소기업 단체장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또 상생특위 기간을 100일이 아닌 현 정부 임기 기간에 맞춰 진행을 요구했었다.

이번 상생특위원장과 위원들은 교수 또는 중소벤처기업부 관련 산하기관에 소속했던 인물들이다. 대·중소기업 양극화 문제들을 현장에서 몸소 느낀 제조 중소기업 대표들이나 관련 협단체들은 위원에서 제외됐다. 또 중소기업의 과제들이 수년에서 수십 년까지 해묵었다는 점에서 100일이라는 기간은 대안을 내놓기 짧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세 차례나 강조했던 사안이 출범하게 돼서 의미가 있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실속이 없고 보여주기식 공약 이행이란 느낌이 크다”며 “오늘 출범하고 딱 3개월만 진행되고 끝나는 거니 많이 아쉽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생특위 출범식에도 유관기간 중 중기중앙회를 제외하면 관련 회장 및 위원장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회장 대신 부회장들이 참석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불공정 문제는 729만 중소기업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대·중소기업이 갑을 관계가 아닌 동반자로서 상생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며 “상생특위가 설립 목적에 맞게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란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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