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美 미술전서 AI가 그린 그림이 1위…기자가 ‘미드저니’로 ‘윤석열과 김건희’ 그려보니

입력 2022-09-05 17:25수정 2022-09-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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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영화관을 찾은 김건희 여사’, ‘현재 한국 대통령’, ‘추석 명절을 보내는 가족’ 그림을 주문한 결과 (사진제공=미드저니 디스코드)

미국에서 열린 미술전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우승한 그림이 ‘뜨거운 감자’다. 그림 자체는 흠잡을 데 없으나 그린 이가 인공지능(AI)이기 때문이다.

AI가 그린 그림이 미술상 1위... “부정행위다” vs “문제없다” 논란

미국 CNN,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게임 기획자 제이슨 앨런이 AI로 제작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제이슨 앨런이 직접 디자인한 그림이 아니었다. 이는 텍스트로 된 설명문을 입력하면 곧바로 이미지로 변환시켜주는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AI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이었다.

앨런은 미드저니로 만든 작품 3개를 대회에 제출했고, 이 중 한 작품이 1위에 올랐다. 해당 미술대회 규정에 따르면 디지털아트는 창작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색깔을 조정하는 등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편집한 것도 인정된다.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논란이 불거졌다. 작가가 어떠한 그림도 그리지 않고, 명령어를 통해서 만들어낸 작품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다.

핵심은 AI가 만든 그림을 예술로 볼 수 있는지다.

“첨단기술로 둔갑한 표절…예술 아니다”

▲(제이슨 앨런 디스코드 캡처)
일부 예술가들은 앨런이 AI로 얻은 그림을 출품한 것은 ‘부정행위’라고 비판했다. 출품자의 노력이 들어가지도 않은 데다 미드저니도 AI가 기존 이미지를 머신러닝해서 그림을 제작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표절’이라는 얘기다.

SNS상에서는 “예술의 죽음을 보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작품으로 예술가라고 주장하면 안 된다”, “첨단기술로 둔갑한 표절”이라는 등 비난이 들끓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예술은 가장 자유로운 분야인데, 이 AI 그림을 인정 못 하면 예술은 결국 예술 그 자체가 아닌 사람의 이름값이냐”는 등 AI 그림의 수상을 옹호하는 의견도 나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앨런은 올해 여름 미드저니를 접했다고 한다. 그는 “(작품을) 제출할 때 미드저니를 사용했다고 명시했다”며 “아무도 속인 적이 없고, 어떠한 규정도 어기지 않고 우승했다.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콜로라도주 당국도 “앨런이 작품을 출품할 때 미드저니의 사용을 밝혔다”며 “이 부문 규칙은 창작 일부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예술적 관행을 허용한다”고 해 수상작 선정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드저니로 그려보니... “디테일한 주문해야 만족스러운 결과 나와”

▲(게티이미지뱅크)
미드저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였던 데이브 홀츠가 자신의 AI 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화상 생성 AI다.

올 8월 1일 베타판을 공개해 일반 대중도 이에 접근해 AI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무료로 25회까지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유료판은 월 10달러의 구독료를 받고 있다. 기업용 라이센스도 마련 중이라고 한다.

미드저니는 해외 메신저 디스코드에 마련된 미드저니 서버에서 명령어를 사용해 이용할 수 있다. 원하는 이미지를 영어로 묘사하면 AI가 1분 내로 관련 그림을 그려 준다. 선정적이거나 외설적인 그림 표출을 막기 위해서 관련 단어들은 금칙어로 설정돼 있다. 해당 단어가 포함된 경우 일러스트 표출을 거절한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원하는 이미지나 일러스트를 얻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상세한 묘사가 필요했다. 단편적인 단어로는 동떨어지거나 추상적인 이미지를 표출했다.

앨런 역시 우승작을 만들기 위해 입력한 설명문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제목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에 힌트가 있다고 귀띔했다고 한다. 미드저니를 통해 생성된 이미지의 권리는 사용자에게 귀속되나 미드저니팀이나 다른 사용자 생성 이미지를 취득, 가공하거나 공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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