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공시 왜곡된다" 은행 불만에…금융당국, 개선방안 논의

입력 2022-09-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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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서민대출 많으면 예대금리차 높아" 불만
금융당국, '햇살론' 뺀 예대금리차도 공시 예정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이 예대금리차 공시에 왜곡이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정부의 독려대로 서민,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릴수록 평균 대출금리가 높아져 '이자장사를 하는 은행'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지적을 일부 받아들여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은행들은 대표적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을 뺀 예대금리차도 함께 공시할 예정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대금리차 공시에 참여 중인 시중은행의 여신 실무자들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지난 2일 은행연합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2일 오전 11시부터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19개 은행의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가 공시됐는데, 앞으로 매달 공시가 이뤄지는 만큼 현 공시 체계에 대한 은행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은행들은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 금리가 예대금리차 산정 과정에 반영되는 게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햇살론은 저소득·저신용 탓에 정상적으로 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에게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바탕으로 공급하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현재 금리가 15.9%로, 일반 은행 평균 대출금리를 크게 웃돌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따라 고금리 햇살론을 많이 취급할수록 해당 은행의 예대금리차(평균 대출금리-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왜곡을 막기 위해 은행권과 금융당국, 은행연합회는 햇살론을 뺀 예대금리차와 빼지 않은 예대금리차를 모두 공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5.9% 햇살론 금리 가운데 11.9%는 사실상 금리라기보다 보증료인데도 통계에 반영돼 예대금리차를 키우고 있다"며 "이대로 놔두면 은행들이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 취급을 꺼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르면 다음 달부터 햇살론을 뺀 예대금리차도 공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금리인하 요구권 공시에 대한 은행권의 불만도 적지 않다.

은행 관계자는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대출자가 실제로 이후 한두 달 사이 소득이나 신용도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30∼40회 이상 계속 신청한 경우도 있다"며 "고객들의 신청 건수를 제한할 수는 없으니, 금리 인하 수용률을 산출할 때라도 모수인 신청 건수에서 월 1회 초과 신청 건수를 제외하는 등의 방식으로 중복 신청에 따른 왜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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