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이재명·권성동 신경전…"서민예산 어디" vs "종부세 관심을"

입력 2022-08-3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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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있는 당부 오간 여야 수장 상견례
권성동 "종부세 관심을"…이재명 "부자감세, 서민 지원예산은?"
중앙대 법대 선후배 '상견례'…고시공부 함께한 기억도 나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 권성동 원내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만나 내년도 예산안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 공통공약 추진엔 여야 공감대 확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권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권 원내대표가 먼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안다.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대표께서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도 민생이라고 하시는 것을 아주 인상 깊게 들었다. 결국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이 대표 말씀처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 맞대고 협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 아시다시피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이 아니냐. 169석이라는 아주 거대한 의석을 갖고 계신데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이든 예산이든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게 앞으로의 현실"이라며 야당 협조를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생경제와 민심을 강조하고 계시니까 앞으로 국회가 순조롭게 풀려 나가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통공약이 많은데 양당의 노력이 가속화 돼야 한다. 정치적 쟁점이 있는 법안도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표는 "여든 야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며 "여야 간 공통공약추진기구 등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내실 있게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이어 "저희는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으로서 사실 책임과 역할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정부·여당의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책 추진에는 당연히 협력할 것이고 혹시 해야 되는데 지연되거나 못 하는 것이 있으면 저희가 먼저 제안해서라도 의사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가 국민의 대리인이라는 점에서 마이너스 경쟁이나 발목잡기 경쟁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종부세, 예산 현안도 놓고 신경전
여야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종부세 문제도 언급됐다. 권 원내대표는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이 대표께서 대선 후보 시절 때 공약하셨는데 (여야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 부분 관심 두고 들여다봐 주셨으면 한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저도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당에 얘기는 했다"며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말라. 그런 관점에서 잘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그는 "이번에 보니 서민들의 영구임대주택 예산을 5조6500억 원 삭감했다는데 그렇게 하면 그분들이 갈 데가 없다"며 "소상공인 골목상권에 큰 도움이 되는 지역 화폐 예산도 전액 삭감했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노인·청년 일자리 예산 삭감이 지나친 것 같다. 초대기업과 슈퍼리치 감세가 13조 원인가 하는데 그런 것도 안 하면서 서민 지원예산이라 하면 (되겠냐)"며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라고 꼬집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영구임대주택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노력해 보겠다"면서도 다른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철학과 우리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를 불러서 서로 간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중심으로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고 효과가 있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방식대로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자"고 강조했다.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고시공부 추억도 소환
비공개 자리에서 두 사람은 대학 시절 인연을 거론하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두 사람은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권 원내대표가 80학번, 이 대표가 82학번이다.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를 예방하러 가는 길에 취재진에게 "고시 공부를 같이 했었다"고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마지막에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달고 있던 게 의원 배지가 아니라 민주당 배지인 것을 보고 당 대표답다고 덕담을 했고 이 대표는 원래부터 알고 있던 사이인 형수님께 안부 전해달라고 하면서 환담을 끝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두 분이 중앙대 동문 사이이고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했었다.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 사모님께서 미팅도 주선했다는 스토리를 얘기하면서 안부를 전했다"며 "그렇게 과거부터 잘 알고 있어서 덕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종부세와 관련한 이야기는 더 없었느냐'는 질문에 "공개발언 외에는 없었다"면서 "권 원내대표는 '노인기초연금 40만 원'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공통공약추진기구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준비가 다 된 상태"라며 "국민의힘이 구체적 제안과 실행 요청을 하면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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