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외환은행 ‘헐값 인수’ 누가 관여했나

입력 2022-08-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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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론스타,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론스타, 금감위 시절 2003년 9월 외환은행 주식 취득 승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당시 담당 감독정책1국장 재직
기재부, 과거 재경부 시절…추경호 부총리, 은행제도과장 맡아

론스타는 2003년 9월 27일 외환은행 주식 취득을 승인받았다. 당시 금융감독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통합 시기, 이하 금감위)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담당부서는 금감위 은행감독과 금감원 은행감독국 은행총괄팀으로 기재돼 있다.

금감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론스타의 주식취득 승인 여부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론스타의 신규 투자(1조750억 원)로 인해 외환은행의 재무건전성이 강화돼 조속한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점,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후의 경영계획을 통해 동행의 정상화와 한국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인정해 이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위가 2004년 임시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업무보고자료를 보면 금감위 은행감독과는 ‘위원장-부위원장-감독정책1국-은행감독과’로, 금감원 은행감독국은 ‘금감원장-부원장-부원장보(은행·비은행)-은행감독국’으로 각각 직제돼 있었다. 당시 담당자가 이정재 금감위원장, 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전 산업은행 회장), 김석동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전 금융위원장)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도 참여했다. 주식 취득 승인은 금감위가 했으나 사실상 재경부가 관여했다. 인수 당시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추경호 은행제도과장(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요 인물로 꼽혔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헐값 받고 파는 과정”이었다며 2005년 9월 관련 경제 관료들과 은행 경영진 등 20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에는 김진표 부총리, 변양호 국장 등을 비롯해 이강원 외환은행장, 존 그레이켄 론스타펀드코리아(LSFK) 회장,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사장 등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와 위계 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 다음 해인 2006년 감사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헐값에 이뤄졌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감사 결과를 발표한 하복동 감사원 제1사무처장은 “은행감독 당국은 이를 제대로 검증 또는 확인하지 않고 관련 법규를 무리하게 적용해서 은행법상 외환은행 인수적격에 문제가 있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이 매각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그해 말 변양호 전 국장,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4년 후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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