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앞세워 출범한 이재명호…'하나 된 민주당' 이뤄낼까

입력 2022-08-29 16:4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이재명, 대표 취임 첫날 文 사저 방문…'통합' 강조 행보
文, 이재명에 "친명, 친문 그룹 같아…'명문정당' 만들어야"
'하나 된 민주당' 관건은 인사…지명직 최고위원 2명에 시선 쏠려
친명계 "탕평 의지 분명히 있지만…적절한 인물 찾기 쉽지 않아"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대문 주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호(號)가 29일 '통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랜 계파 갈등을 넘어 '하나 된 민주당'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 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당 대표로서의 첫 공식 행보다.

약 1시간의 대화가 끝난 뒤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이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했고 이 대표도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했다"며 "최고위원들은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갈등이 주목받는 면이 있는데 그래도 정치는 1%라도 품고 가야 한다. 친명(친이재명) 그룹과 친문 그룹이 같아서 명자와 문자를 따서 '명문정당'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첫 행보로 택한 것은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 힘을 싣고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 일정을 하루 미루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비명(비이재명)계' 세력을 품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을 불식하고 민주당의 힘을 한데 모으지 않고서는 차기 총선이나 대선 승리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이날 오전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새 지도부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대통령의 민주당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며 "실력과 실적으로 평가받는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통합의 성패는 이 대표가 인사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사실상 친명계 일색의 지도부가 꾸려진 상황에서 계파나 지역 등에서 얼마나 다양한 인물을 중용하느냐에 이 대표의 진정성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비명계는 당장 2명의 최고위원이나 사무총장 정책위 의장 등 주요 인선에 주목하고 있다.

비명계인 한 다선 의원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통합 정치를 할 수 있을지는 사무총장이나 최고위원 인선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자리에 탕평 인사를 한다면 하나 된 민주당을 만들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친문계 초선 의원도 "관건은 지명직 최고위원"이라며 "사무총장이나 정책위 의장은 대표를 보좌하는 역할이지만 최고위원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 자리기 때문에 여기에 누굴 과연 앉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반대편 인물을 요직에 앉히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오전 현충원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탕평 인사'에 대해 "주변에 일할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다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명계 핵심 의원은 "이 대표가 탕평 인사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 자리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 중에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최고위원 지명직만 해도 노동, 지역, 원외 등 고려 사항이 너무 많아 인물 자체가 별로 없다"고 귀띔했다.

다른 범 친명계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탕평 인사를 하려 해도 그걸 정치적으로 역이용하려는 인물이 등장하는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 대표가 여러 인물을 놓고 고심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