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전자 계열사 찾은 이재용…현장경영 보폭 美로 넓힐까

입력 2022-08-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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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캠퍼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찾아
‘기술 중시’ 경영 기조 확산 위한 행보
내달 美 파운드리 착공식 참석 가능성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여러 현안 산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았다. (출처=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하며 현장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어 닷새 만에 계열사를 찾으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삼성엔지니어링 및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진으로부터 △삼성의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현황 △중동/미주 등 해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진행 상황 △친환경 사업 추진 전략 △글로벌 시장 동향 등을 보고받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4조 5000억 원 규모의 멕시코 타바스코주 도스 보카스(DosBocas) 정유 프로젝트, 1조 4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Jafurah) 가스 처리시설 등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중이다.

이 부회장이 상일동 사옥을 찾은 것은 2019년 6월 25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앞두고 삼성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방안을 모색하고자 EPC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복권 후 비(非)전자 계열사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중동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기술 중시’ 경영 기조를 비전자 계열사에도 확산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날 회의에 앞서 이 부회장은 GEC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으며,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보육 교사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당분간 삼성 주요 계열사를 차례로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광복절 복권'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국가 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 발걸음은 조만간 미국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의 착공식이 이르면 다음 달 열릴 것으로 예상돼 이 부회장이 착공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가 다음 달 3나노(1㎚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본격 양산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고 있어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을 찾아 파운드리 사업을 챙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칩4(Chip4) 예비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파운드리 사업 외에도 반도체 공급망 재편, 미국과 반도체 협업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또 지난 5월 삼성이 발표한 450조 원 규모의 투자와 8만 명 신규 고용 계획도 차질없이 실행될지도 관심사다. 이런 상황 속에 이 부회장의 역할과 행보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복권에 대한 소감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외 사업장을 살피며 현장경영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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