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심리서 직접 발언 나서...국민의힘측 "합당 전국위도 ARS로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측이 17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의 정당성과 관련한 첫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진행했다. 이 전 대표 지지 당원의 모임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가 비슷한 취지로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함께 심문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심문에서 비대위 전환 결정 과정에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원권 정지를 곧바로 당 대표 궐위 상태로 보긴 어렵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소집 안건 의결 과정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을 유지하면서 직무대행만 사퇴한 부분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직접 발언에 나서 전국위원회가 유튜브와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것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ARS의 경우 의사정족수를 특정할 수 없는 방식"이라면서 "줌이나 최근 비대면 회의 방식에선 접속자를 특정할 수 있지만 유튜브는 링크만 있으면 참여 가능하다. 국민의힘 전국위원이 아니어도 참여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방식으로 진행한 상당한 절차적 하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번 효력 정지 신청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회의, 상임전국위원회를 거치고 전국위원회에서 주호영 위원장 임명안이 의결됐으므로, 불복하려면 각 의결의 무효를 다투는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는 취지다.
최고위 의결 과정에 대해서도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은 정치적으로 사퇴 선언을 했을 뿐 국민의힘에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여전히 최고위원의 지위를 누린다"며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대리인의 의견을 듣고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의 절차상·내용상 하자를 따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가 가처분을 인용하면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주호영 비대위 체제는 무력화된다. 반면 가처분이 기각되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