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언급 피하는 尹정부…“의지 충분하고 이면에서 협의”

입력 2022-08-1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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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한 만큼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 대한 메시지를 내지 않았고,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과거사’라는 표현만 썼으며, 16일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에선 위안부를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우선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선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가 개선되면 과거사 문제 해결도 가능해진다는 논리인데,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과거 잘못이 있는데 먼저 따져서 해결하고 미래로 가자는 접근이 아니라, 미래로 협력하기로 마음먹고 전향적으로 과거에 있었던 일도 조금 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자는 것”이라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태도와 언사가 많이 바뀌었다. 완전한 해결책을 들고 오지 않으면 만남 자체가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이면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 단체는 의미가 깊은 14~15일에 윤 대통령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5일 위안부 문제 ICJ(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어떻게 광복절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얘기만 하고,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씀은 한 마디도 없나”라며 “일본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명예를 짓밟더라도 일본 비위를 맞추는 게 더 중요한가”라고 꼬집었다.

위안부 피해자 측 항의에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충분히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다”고 일축했고, 윤 대통령은 16일 도어스테핑에서 관련 질문에 “어제(15일)는 일반적인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세부적 이야기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 취지에 다 있다”며 “위안부 문제 역시 (경축사에서 강조한) 인권과 보편적 가치에 관련된 문제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공물을 헌납했고 각료들은 참배했다. 이를 두고 북한은 강하게 비판한 반면 국가안보실은 양해한다는 입장을 냈다.

북한 외무성은 1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차혜경 일본연구소 연구원 명의 글을 통해 “일본의 극우익 보수 정객들이 해마다 패망일을 계기로 야스쿠니 신사에 몰려가 참배 놀음을 벌어놓고 있다”며 “수상을 위시로 정부 각료, 정치가들까지 합세하여 버젓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고 있는 것은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려보려는 부질없는 망동”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반해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총리가 직접 가지 않는 선에서 여러 고민을 한 것으로 사전에 우리 측에 설명했다”며 “일본은 2차 대전 패전일이라 지도부가 예를 표하는 건 멈출 수 없는 관습이고, 우리 외교부가 비판하는 것과 관계없이 한일은 현안에 대해 긴밀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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