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전, 늦더위 변수 남았다…하반기 적자 규모 더 커질까

입력 2022-08-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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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둘째 주 전력 사용량, 위기 넘겨
15조 원 빚더미 한전, 일단 한숨 돌려
늦더위 찾아올 가능성에 여전히 불안
한전 적자 규모 연 30조 원 육박할 듯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15조 원에 육박하는 빚을 떠안은 한국전력공사가 지난주 기록적 폭우 덕에 전력 수급 위기를 넘겼다. 통상 전력 수요가 가장 큰 무더위 기간을 피하면서 손해 보는 장사를 피하게 된 것이다. 다만 8월 말 늦더위가 올 수 있어 하반기 한전의 손실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16일 전력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 전력 사용량은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 날씨가 흐려져서 전력사용량이 정점에 달할 전망은 없다"고 설명했다.

본래 정부는 8월 둘째 주를 전력 사용량이 가장 높은 시기로 예상했다. 하루 최대 전력 사용량으로 9만 1700~9만 5700MW(메가와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소보다 1만~2만 MW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엔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역대 최대 전력 수요량을 경신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최대전력은 8만 2007MW(메가와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최대전력인 8만 1158MW보다 1%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장관과 차관이 나서 전력 발전소와 원전을 점검하는 등 전력 수요에 총력을 기울였다.

예상과 달리 빗줄기가 굵어지고 여름 휴가가 겹치면서 전력 수급 상황은 위기를 넘겼다. 더위가 잦아들자 전력 사용량도 줄었고,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

전력 사용량이 줄어 한전은 한숨을 돌렸다. 최근 전력도매가격(SMP)이 급등하면서 한전은 누적 손실액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였다. 육지 평균 SMP가 kWh당 200원을 넘기면서 한전은 전력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꼴이 됐다.

전력 사용량 감소가 한전으로선 다행이다. 12일 한전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한전은 14조 3033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일단 위기는 넘겼지만, 방심하긴 이르다. 8월 말 늦은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 역시 다음 달 8일까지 전력 수급 대책 기간으로 보고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

한전의 하반기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한전의 최신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월별 전력 판매량은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역대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한 지난달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전의 누적 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1분기 때만 해도) 한전의 연간 적자액을 20조 원으로 봤는데 최근에는 30조 원까지 본다"며 "하반기에 적자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한전은 일단 지난 5월 마련했던 6조 원 규모의 재무 구조 개선과 경영 혁신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정부 측에 전기요금 인상과 제도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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