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전선 영향에…11일까지 최대 350㎜ '물폭탄'

입력 2022-08-09 17:21수정 2022-08-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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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를 쏟아냈던 정체전선 영향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비가 이어지겠다.

9일 기상청은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11일까지 경기 남부와 충청 북부에 350㎜, 서울 등 수도권에는 최대 300㎜ 비가 더 내리겠다고 밝혔다. 9~11일 사이 수도권·강원중부내륙·강원남부내륙·강원산지·충청·경북북서내륙·전북북부에는 100~300㎜의 비가, 경기남부·강원중부내륙·강원남부내륙·충청북부에는 350㎜ 이상 폭우가 내릴 수도 있겠다. 기상청은 어느 지역이든 비구름대가 강해지면 시간당 강수량이 50~100㎜에 달하는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8일엔 서울 동작구 기준 시간당 141.5㎜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1907년 서울 관측이래 115년 만에 가장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직전 최고치는 1942년 기록한 118.6㎜였다.

정체전선 영향에 10일 새벽까지는 수도권과 강원영서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10일 낮부터는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11일 오전까지 충청권과 전북북부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낮부터는 정체전선이 다시 북상해 수도권과 강원영서에 또 다시 비를 쏟겠다. 12일엔 북쪽 건조공기 힘이 강해지면서 정체전선이 남하해 충청남부·전북·경북북부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겠다. 이후 점차 약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12일 이후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은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정체전선이 13~16일 북한지방에서 다시 활성화해 중부지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변동성이 커 향후 분석을 통해 정확한 강수지역과 시기를 알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강수가 예상돼있는 지역들에 침수와 도로 정체, 제반 붕괴 등 폭우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에 각별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 하층제트까지 더해져 비구름대 발달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이유는 정체전선에 수증기를 품은 하층제트가 더해진 때문이다.

정체전선은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면서 생겼다. 여기에 대기 하층에 부는 빠른 바람을 일컫는 일명 하층제트가 강해지면서 비구름대를 발달시켰다. 우 예보분석관은 "정체전선에 수증기를 품은 하층제트까지 더해지면서 비구름대가 굉장히 강하게 발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가 끝났어도 비는 계속될 수 있다는게 기상청 판단이다. 우 예보분석관은 "장마는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여름이 시작하는 초입단계에서 긴 비가 내리고 폭염으로 접어드는 상징적인 현상"이라며 "이후에도 태풍 등 영향으로 비는 계속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록적 폭우가 이상기후 현상은 아니라고 봤다. 임교순 기후변화감시과 사무관은 "기온은 상승 경향으로 가지만 강수량은 해매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매년 격차가 심해지고 있어 어느 정도 영향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중호우의 강도가 예전에 비해 증가하는 경향은 있지만 7~8월 강수량은 크게 차이가 없다"며 "비는 태풍 등 영향으로 여름 후반에도 내려 기후위기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우 예보분석관은 "지구 온난화 등 열적 상황이 변하면서 수증기 양이 과거보다 많아지고, 해수면 온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여름철 강수 형태, 정체전선 강도 등에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폭탄이 떨어진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에선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임 사무관은 "기압계 배치에 따라 비가 오는 것"이라며 이상기후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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